이창재 원장의 프로이드 칼럼

                               2004 ~ 2022년 사이 글 

이창재 원장의

정신분석 칼럼


  2004~2022 현재 
공명되는 칼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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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 치료 vs 정신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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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초동 프로이드연구소에서 2년간 정신분석 공부를 체험한  명상가이자 미국교포 의사인 60대 후반  U님이 미국에서 정신분석과 명상을 강의하시며 보내온 메일이다.  

3천년전 부처의 '연기설' 공치유법과 21세기 정신분석학 치료법에 어떤 유사점이 있고, 상호 보완하면  '개개인의 보이지 않는 실체(진면목)'를 성찰해 고통증상을 벗어나는 길 찾기에 유익해 보여 가감없이 소개한다.

 

1. U 

< 부처님이 깨달은 것은 존재의 참모습인 연기법(緣起法)과 욕망을 다스리는 중도(中道) 입니다.

연기(緣起)란 존재하는 것들이 서로 의지하고 연결되어 있고 끊임없이 변하고 있다는 것, 고정된 실체가 없는 것이지요. 

바로 이것이 공입니다. 

공이란 무가 아니라, 관계 속에서 나타나고 변해간다는 것입니다.

 

‘나’는 아내 옆에선 남편이고 택시타면 승객이고 병 고치면 의사, 치료받으면 환자. 

똥이 방에 있으면 더럽지만 밭에 가면 거름이 되고 술이 간환자에겐 나쁘지만 술장수에겐 좋은 것이고, 

인천사람에겐 서울이 동쪽이고 강릉사람에겐 서울이 서쪽이고,.. 

................... 

‘무’란 아무 것도 없음이 아니라 고정 불변하는 성질을 가진 실체가 없다는 뜻이고,  

존재하기 때문에 색이고 고정된 실체가 없으니 공. 그래서 색즉시공이고.

고정된 실체가 없이 비어있으니 공이고, 공이기 때문에 존재가 나타나니 색이어서. 공즉시색이라.  

오직 인연(관계) 속에서만 존재하니, 불생불멸 不久不淨 부증불감입니다.

너무나 간단해서 깨달음을 얻은 선사들은 깨닫고 나니 코 만지기보다 쉽다고 합니다. >


2.  

< 한 여성이 겪었던 일이 생각납니다.

아버지에게 성폭행을 당했는데 그녀를 괴롭힌 것은 성폭행 중에 쾌감을 느꼈다는 죄책감  자기 몸이 더러워졌다는 것입니다.

그 충격으로 비구니가 되었지만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없었습니다. 

아버지는 이미 세상을 떠났고..

그 때 제 스승이 그녀에게 '공의 이치'를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너를 폭행한 것은 아버지가 아닌 성욕에 사로잡힌 존재이고 쾌감을 느낀 것은 몸뚱아리이다. 강제로 술을 먹여도 취하

는 것처럼, 몸의 지각을 네가 control할 수 없는 것이다. 육체란 더러운 것도 깨끗한 것도 아닌 것.  중요한 것은 '나의 육

체'라 말할 때 그 ‘나’는 무엇인가 이다.

성추행한 남자가 아닌 아버지에게 정성을 드려 참회의 절을 수없이 하라.

낳아주고 키워준 아버지를 성폭행한 남자와 동일시해서 미워한 것에 대한 참회여야 한다. "

승려였던 그녀가 ‘공’에 대한 이해가 있었기에, 마침내 용서하고 떠나보내 훌륭하게 치유가 되었습니다.>

 ...................


 U님의 메일에 언급된 불가의 '공 치료' 사례에 대해 정신분석 관점에서 다시 음미해 본다.

만성적인 내면 고통에 시달리는 사람들 각자는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치료사와 치유 방편을 현실에서 찾아내야 하는 과

제를 지닌다.  (종교, 명상, 상담, 정신분석,  스포츠, 주이쌍스,  예술, 유흥, 주술, 출가, 가출 ...)  

  

아버지에게 성폭행 당한 여인은 그후 사회 생활에 적응 못하다 육신의 쾌락을 포기하는 불가 수도자 삶을 택한다.  그후 

절절한 수련 과정을 수행하던 중 고통뿌리를 체득해낸 불가치료사를 만난다. 그리고 마침내 고통 증상의 근원에 접속해 

'그것'을 '공 치료술'로 그녀 스스로 소화해 내게 된다. 

그 비구니의 정신 내면에서 마법같이 일어난 '치유 작용'(therapeutic action)은 어떤 요인에 근거된 것일까? 

 

오랜 경륜을 지닌 불가의 치료사는 '공 에 대한 지성적 인식'만으로 인간의 고통증상이 해소된다고  보지 않는다. 

불가의 고승들은 환자의 증상 유형과 위급 상태를 보고, 그에게 치유작용이 일어날 수 있게 준비시키는 고유 환경을 제

공한다. 고통에서 벗어나기 갈구하는 자의 정신에 귀한 '약'이 깊이 흡수될 수 있는 치유 방편을 안내해 열심히 갈고 닦게 

하고, 스스로를 치유할 내면 준비가 온전히 갖춰진 때를 기다린다. [혹자에겐 삼천배 '절' 동작 수행을, 혹자에겐 '쟁쟁 울

리는 독경' 소리 수행을, 혹자에 겐 '수수께끼 화두' 수행을 거치게 한다.]


그러다 최적의 순간에 부정적 의미를 반복해 생성시키는 기존 사유관점과 사유틀을 타격해 요동시키는 진리(난생 처음

듣는 치유) 말씀을 진중히 전해준다. [적절한 순간에 수행자 스스로 풀어내지 못한 채 꽉 막혀있는 '그 부분'을 깨우쳐 

파하게 하는 충격 자극을 전해 준다. ]

 

 아버지에 대해 좀처럼 지워지지 않는 상처와 복합감정에 함입된 여성을 향해 불가 선사가 제공한 치유법이 절묘하다. 

(정신의 대들보 역할을 하는) '아버지'를 부정하면 정신이 계속 무너져 회복될 수 없게 되고,  ‘상처 준 아버지’ 기억흔적

을 떨쳐내지 않으면 정신이 견딜 수 없게 되는 딜레마 상황을 어찌해야 벗어날 수 있는가? 


불가의 선사들은 정신에 영향 미치는 '언어의 함정'을 항시 관조한다.  반복되는 상처감정과 망상의 원인과 함정은 종종 

'아버지'라는 언어(관념)의 일반화  경향에 기인한다.  언어개념의 일반적 적용 성향으로 인해, 좋은 애정을 주던 그 분도, 

나쁜 상처를 주던 그 대상도 '아버지'라는 동일 호칭으로 인해, 서로 분리해 각각 이해한 후 종합해 내기가 곤란해진다. 

그래서 사랑과 신뢰와 연민의 대상이던 아버지를 버리고 싶지 않은 마음과 몰염치하고 이기적인 본능 아버지에 대한 

원망이 서로 섞여 혼란스런 아버지상이 지속된다. 

"저는 '아버지'를 세상에서 제일 존경스럽고 든든한 분으로 생각했었어요. 그런데 그 아버지가 어느날 저를 ....   

그때부터 명민하던 제 정신이 홀연 아무 것도 생각 안나는 멍한 상태에 처하곤 했어요.  왠지모르게 내 존재가 세상에 알

려질까봐 두려워하게 되고, 주목받지 않으려고 숨죽이며 답답하게 살았어요."   


비구니 여성의 경우 사춘기 시절에 감당하기 힘든 강한 자극이 신체와 정신 내부에 깊이 침투해 각인된 상태다. 

그리고 그 때 그 순간, 도덕의 시선에선 결코 용납될 수 없는 성흥분도 느껴졌다.  필사적으로 거부하는 행동도 하지 못

했다....그래서 어쩌면 자신도 용서 받을 수 없는 '죄'에 연루된 존재라는 부정적 의미해석 작용이 외부의 도덕 시선들을 

접할 때마다 내면에서 작되어, 그녀 정신을 격렬히 뒤흔들어 댄다.  

"금지된 대상에게 성흥분을 느낀 너는 인간 쓰레기야 ~" "끝까지 거부하지 않는 너는 공범자와 마찬가지야 ~" 

..............." 머리가 너무 아파. 으아 ~"


강하게 질책하는 내면 소리와 처벌망상에 정신이 탈진해 붕괴될지도 모를 위태로운 순간, 생존본능에 추동된 자아에

강력한 방어기제인 '분열-해리'가 작동된다. 그 결과로 '아버지'와 연관된 복합감정덩어리(complex)가 의식에서 의식

로 쓱 추방되고 망각된다.  

그 순간부터 아버지를 떠올리게 하는 요소를 지닌 대상을 우연히 접할 때마다 내부에서 원인모를 흥분과 증오감이 솟구

치고, 그 원인과 정체가 의식에 지각되지 않기 때문에 불합리하고 불편한 그 심리 증상이  좀처럼 통제-수정되지 않는다.  

나를 향해 미소 짓는 눈앞의 남자들을 향해 해리된 '무의식의 그것'이 무심결에 투사되어, 환상 지각과 짙은 감정이 출렁

인다.   "아. 저이는 참 좋은 분이야 ~ .... 어. 야. 이 괴물 쓰레기 새끼야 ~ " 

지인의 권유로 소개팅을 받으면 상대에게 좋아하는 마음이 드는 순간 홀연 큰 단점이 지각되고 불편감이 치솟아 남자일

반을 계속 거부, 회피하거나 공격해 댄다.

" 날 좋아하는 듯 미소 짓는 음흉한 너희들.  내게 더 이상 가까이 다가오지마 ~ "

 

'무의식의 그것'은 자아의식과 단절된 영역에 있다. 그로 인해  아버지를 향한 '좋았던 추억'과 '이물질 자극'은 좀처럼 자

아의식에 조화롭게 통합되지 못한 채, 부적절한 순간에 '날 것의 양극 감정'이 불연듯 솟구처 그녀를 곤혹스럽게 하는 상

태가 삶에서 반복된다. 그리고 출가해 수도승이 됬음에도 당사자는  그런 증상을 반복시키는 뿌리를 결코 온전히 자각하

지 못한다.


보이지 않는 콤플렉스에 계속 휘둘리고 있는 구도자 비구니에게, 그 선사는 먼저 탐욕스런 육신의 아버지와 

좋아했고 자상했던 아버지를 각각 구분해 생각하는 '새로운 길'을 열어준다. 

[마음에 얽히고 꼬이고 응어리진 콤플렉스를 풀어내는 정신분석의 핵심 기법은 '무의식의 그것'에 연결된 실타래 기

억들 하나 하나씩 자유연상으로 계속 끄집어내 정신에 소화해가는 과정을 통해 '여러 요소와 흔적들이 압축된 그 거대 덩

어리'를 점점 줄어들게 하는 것이다. ]    

 

그런 후에,  외부로 표현되지 못한 채 무의식에 억압된 증오심 때문에 좋은 아버지상 마저 파괴해버린 것에 대한 자책감

에 시달리던 그녀에게 '참회' 수행을 권해 자책감에서 벗어나게 한다. 그 결과로 하찮게 버려서는 결코 안 되는 정신 안정

에 반드시 필요한  '상징 아버지'가 그녀 정신에서 회복된다.


아울러 상처 준 '본능 아버지' 흔적을 거부(부정, 부인, 분열)해 의식영역에서 무의식으로 추방하지 않게 한 후, 온갖 고통

을 평가 없이 담아낼 수 있는 심오한 '공 사상'으로 '그것'을 정신화(mentalization)하고 자아에 통합(정신에 소화)하여 

'과거에 괴력을 떨쳤던 무의식의 감정에너지'를 소산시키는 정화, 해체 작업을 진행시킨다. 

위 과정은 완숙한 정신분석가의 치유 방법과 신기할 정도로 흡사하다.

 ............  


 정신분석가는  내담자가 호소하는 고통 언어들을 경청하며 병을 일으키는 보이지 않는 요인을 하나씩 찾아낸다. 분석가

는 보통사람은 좀처럼 지각하지 못하는 무의식에 숨겨진 병인을 찾아내 해소하는 최적 방법과 '치유에 적합한 순간'을 포

착해, 무의식을 두드려 깨치게 하는, 내담자가 태어나 처음 듣는 '분석 언어'를 전달해주는 전문가다.  

이 작업을 온전히 수행하려면  고틍 증상을 혼자 외롭게 짊어져온 개개인을 대면할 때, ‘의식의 소리와 무의식의 소리'를 

동시에 경청하고, '의식의 눈과 무의식의 눈’을 함께 활성화하는 '자기분석'과 타인분석 , 꿈분석 훈습 과정을 오랜 시간 

거쳐야 한다.   


아버지 상처를 지닌 여인은, 어린 시절에 아버지에 대해 들떠했던 성흥분과 성환상이 무의식에 간직되어 있어, 사춘

기 이후 남자들을 만날 때 처음엔 연애 감정과 성적 욕망이 일어나게 된다.  그런데 바로 그 자연스러운 순간에 정신 작용

에 심각한 장애가 불쑥 발생하게 된다.  

남자에 대한 기대와 흥분을 일으키는 '최초 사랑 대상'인 내면의 아버지가, 성폭행하는 본능아버지로, '자존감에 상처를 

주는 부정적 대상표상'으로 '무의식에 자리' 잡게 되면 그 사람은 어찌되는가? 그녀는 남성 일반과 들뜬 남녀관계를 향유

하기 어렵게 된다. 그래서 그녀는 '성' 접촉 일반을 포기하는 비구니의 길을 선택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마음의 평화를 얻기 위해 세속의 쾌락을 포기하는 수도자의 길을 택한 그녀 마음이 과연 편안해 질 수 있는가? 

안타깝게도 '무의식에로 추방된 그것'은, 그 정체를 볼 수도 알 수도 없기 때문에, 그녀가 열심히 마음공부를 해도 정신에

서 좀처럼 통합되지 않는다.  겹겹히 쌓인 '그것(성추행 순간에 정신 깊이 각인된 여러 자극들과 복잡한 감정, 사건 속 자

신의 처신에 대한 부정적 의미해석..)'으로 인해,  결연한 의지와 무관하게 그녀 마음에선 검은 번뇌가 반복해서 솟아난

다.

그리고 그녀의 정신은 본능 욕망과 도덕규범이 적절히 어우러져 있는 세속의 관계들을 안정된 양태로 대처하게 만드는 

보호막이자 정신의 중심기둥 기능을 하는 '아버지 이름' (아버지 말씀, 이상화 대상) 요소가 상당부분 오염, 파열, 구멍 난 

상태다.   


그 파열된 틈새 구멍으로 예기치 못한 ('실재계, X') 환각-망상-원초 불안들이 엄습한다. 

그로인해 정신의 균형이 흔들리고 흩어져, 자기 스스로를 추스리기 어렵게 된다.  

"이상한 기운이 제 영혼을 완전히 지배하고, 괴상한 무엇이 저를 둘러싸 이상한 소리를 내고. 아. 너무 불안해서 이대

는 더이상 못버텨 미칠 것 같애요 ~ " 


이런 증상들은 세상의 잡다한 자극들을 적절히 걸러내게 도와주던 정신의 방어구조가 어느 순간 손상, 마비, 상실되어 

'무의식의 그것'들이 다수 의식영역에로 침입한 데 기인한다. 살기 위해 그녀는, 자신이 도저히 감당할 수 없어 무의식에 

분열시킨 이물질 덩이를 제대로 찾아내 정화하거나 해체해내야 한다.

 

그래서 정신의 기둥을 다시 세워줄 그 시대 그 사회 상징계에서 떠올릴 수 있는 최적의 정신치료사(제3의 이상화 대상)

를 찾아내, 자신을 구할 힘과 지혜를 지녔다고 믿은 그 대상에게 병든 자신을 전부 맡긴 것이다. 그때부터 그녀는 그 선생

이 제공하는 언행 자극들 하나하나를 '구원의 메시지'로 마음에 담아 곱씹게 된다. 그 과정에서, 과거의 아버지보다 더 든

든한 새로운 아버지상이 내면에 형성되어 자리잡게 된다. 그녀를 치유한 선사는 '(아이를) 불안과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

주며 기쁨을 얻는 지혜 말씀을 전해주곤 하는 제3의 ‘상징계 아버지'다.

 

 상처 준 아버지를 대체하는 이상적인 아버지상이 내면에 온전히 자리 잡으면 비로소 내부와 외부 환경에서 엄습하는 부

정적 자극들을 적절히 걸러내 버틸 수 있게 하는 '여과장치, 접촉장벽, 방어막'이 정신내부에서 온전히 작동된다.  그래 

더 이상 섬뜩한 트라우마, 죄, 자책, 처벌 망상, 소리, 이상한 기운, 본능충동, 박해•멸절• 거세불안,  환각, 갈등에 시달리

지 않게 된다. 

 

그녀 내부의 '치료 작용'은 출가해 비구니가 된 후 배운 '공에 대한 관념적 인식'에 있기보다, 세상에서 가장 위대하고 신

뢰롭고 자상하게 지각되는 큰선생(대타자)의 진정어린 관심, 음성, 안정된 관계, 그리고 상처를 가볍게 만드는 거대한 진

리 말씀이 서로 '결합-통합되는 과정 자체'에서 일어난다.  

거룩한 생각을 머리 속에 담고 큰소리로 경전을 수십년간 외쳐도 무의식의 '그것'은 좀처럼 변화되지 않는다.  메워지지 

않고 망상을 솟구치게 하던 내면의 검은 균열과 구멍은 '다중의 치유 요소가 견고히 결합되어 강력한 증폭에너지를 방출

하는 일련의 과정'을 격동적으로 거쳐야 스르르 메워진다. 

 

인류에게 영향력을 미처 온 각각의 종교는 그 시대 그 사회의 각종 정신 증상들에 대한 이런 내밀한 치유작용과 연관된 

'집단 고유의 체험적-이론적 지혜'의 보물창고를 지니고 있다.

문제는 그것을 계승해온 21세기의 종교가들이, 과거와 너무도 달라진 현대 문화와 생활환경의  특성과 결함과 부정적 영

향력을 충분히 파악하여, 그 속에서 생겨난 다양한 병리작용들과 고통증상들을 세세히 자각하고 분류해, 각 증상에 맞는 

치유 방편을 전하는 '거시-미시적 치유 지도'를 지니고 있는가 이다.  

 

세상 구석구석까지 침투한 현대 상업자본주의 정보화 문명의 감미롭고 편리하고 중독성 지닌 전파 율동의 '독-약'에 어느

덧 함입되어, 종교가들의 전통적 치유 방편이 더 이상 과거처럼 치유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현상들이 도처에서 출현한다. 

진중했던 종교가들도 무심결에 변질된 자신과 세인들의 영혼과 현실 환경에 당황하며 원인 탐색과 해결책을 모색하려 

쓰지만 그 효과는 미지수다. 

 

'무의식의 병인' 탐색에 노하우를 지닌 정신분석은 그런 배경 상태에서 과거시대 종교적•철학적 치유 세팅에 대한 시대

적 불만족을 획기적으로 보충하며 출현 발달해온 무엇이다.

망각된 채 '무의식에 자리 잡은 그것'은  경직된 방어벽을 뚫고 상처입은 그/녀가 직접 그것에 접속해 소통하기 전까지

는 과거의 그 상태에서 조금도 변화되지 않는다.  무의식에는 시간성이 없어 세월의 변화를 지각하지 못하기에, 거룩한 

전과 성스러운 말씀을 수만번 들고 암송해도 번뇌망상의 뿌리인 '그것'은 결코 좀처럼 변화되지 않는다. 


최상의 치료술이란 비록 그 과정에 역경이 있을 지라도, 수면 아래 심연에 가라앉아 누구에게도 보이지 않게 된 '그

것'을 끝까지 대면하는 모험을 용기 내어 직접 떠나는 것이다. 


정신 깊은 곳에서 '그 때 그 감정 상태'로 여전히 신음하고 있는 우리 각자의 무의식을 조금씩 차근히 접속해 새로 습득한 

불가의 웅대한 지혜 눈으로 응시하고 재해석해 내는 그 길이 곧 번뇌의 뿌리를 깨우처 해체시키는 '공 치료'(무량 자유)

의 길이다. 


"아휴. 휴우...

 제 삶을 그토록 꼬이게 한 뿌리를 선생님과 찾아가던 순간들이 마치 인생 천도제를 지낸 느낌이에요.." (70세 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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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5 -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