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재 원장의 프로이드 칼럼

                               2004 ~ 2022년 사이 글 

이창재 원장의

정신분석 칼럼


  2004~2022 현재 
공명되는 칼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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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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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 영원히 잠들고 싶어요.  더이상 눈을 뜨지 말게 해달라고 날마다 간절히 기도해요 ~"


뜻밖의 큰 재난을 당해 몹시 힘들어 하는 분들이 주위에서 종종 눈에 띈다.

안정되고 따스하던 그 분들이 어찌해서 갑자기 그리된 것인가.  대체 무엇이?

 

의식의 눈으로 그 정체를 확인 • 예측하기 힘든 낯선 힘들이 우리 내부와 외부에 늘 드리워져 있 다.  우연히 접촉하는 순

간 홀연 毒性을 분출하며 침투해 생체리듬을 마비시키는 바이러스, 공해물질, 범죄 그믈, 섬뜩한 기운처럼 보이지 않는 

'그것'들이 가지각색의 위장막 배후에 도사리고 있 다. 

 

 일생을 좌우하는 재난 사건들은 현재 내 의식이 '알고 있다'고 믿는 눈앞의 그 대상이 일으킨 것이 아니다.  그것은 의식

의 언어로 명료히 설명하기 힘든 전혀 뜻밖의 무엇에 기인한다.  곤혹스런 충격 속에서야 언뜻 정신에 지각되는 그 ' X ' 

를 철학자들은 '존재, 일자, 物자체, 無, 大타자, 절대자, 道, 잉여에너지, 힘에의 의지, 하부구조, 차연...등으로 명명한다. 

혹자는 악마, 괴물, 에어리언, '운명의 신'으로, 정신분석가들은 '무의식, 본능, 그것(Id), 실재(the Real), ‘O’ 등으로 호명

해 왔다. 

 

인류는 이성(의식)의 소통수단인 언어와 논리와 개념을 통해 '그것'을 안정된 의미로 규정하여 명료화하려 부단히 노력

해왔다. 그러나 특정 관점과 사유 틀에 근거된 의식의 언어로는 좀처럼 포획(분석, 규정, 의미화)되지 않는 잉여물(X, 낯

선 기운)이 일으키는 거대 파동이 인류사에 수없이 존재해 왔다. 의식이 예측하기 힘든 그것에 의해, 한때 번창하던 인류

의 주요 계획들, 목표들, 의미들, 생존체계들은 시대변천 속에서 홀연 전복되어 사라지곤 한다. 

 

'정신분석'이 인류사에 출현한 19세기 말 이후 인간은 이제  그 'X' 에 접근하는 데 있어, 기존과 다른 관점과 방법이 있음

을 보다 생생히 자각하고 주목한다. 의식의 논리-언어-의미와 매우 다른 '무의식'의 원리-정서-힘들은 현대의 정신계 인물

들이 대면하여 풀어내야 할 핵심 화두로 부각된다.  

 

 '인간'은 이제 언어와 논리를 통해 '실재'를 해명하고 질서 지우려는 '의식의 나'와 더불어, 어떤 개념체계로도 포섭되지 

않는 괴이한 'X • 무의식의 나'를 지닌 존재로 재인식된다. 따라서 '자기 자신의 정체'가 무엇인지 온전히 알려면, 의식의 

틀을 넘어 의식을 뒤흔들고 뒤엎는 무의식의 힘, 날 것의 '실재', 통제할 수 없는 X 의 괴력을 주목해야 한다 !  그 미지의 

실재는 우리 정신의 내부와 외부에 없는 듯 있으며, 늘 우리를 응시하다 뜻밖의 순간 불쓱~ 자태를 드러낸다.

"억, 어거 뭐야! 으아, 내 삶이 어찌 되는 거야 ~!" 

 

개인에게 닥친 치명적 사건사고나 실수들은 대부분  자아의 방어체계에 심한 균열이 생겨, 그 사이로 무의식의 실재(X, -

x) 가 의식계에 돌출하는 상황에서 발생한다.  (그 때 당신은 정신균형이 깨진 상태에서 결코 대면하고 싶지 않은 '무의식

의 나(complex, 그림자)'를 만나게 된다! 그 'X' 에 접속되는 순간 주체는 예측하지 못했던 어떤 강력한 힘에 압도 함입된

다. 그 순간  (생각과 말로써) 뭐든지 할 수 있는 주체인 양 뽐내던 '의식의 나'는 홀연 마비되어 제 기능을 못하게 되고, 그

동안 분열 억압했던 '그것'들이 파동치며 정신에 엄습 한다

 

의식이 미처 포착하지 못해온 이질적 타자성이 기분 나쁜 말과 毒기운으로 내 심신에 침투되는 순간, 기존의 나와 그 낯

선 타자(또다른 나) 사이에 치열한 전투가 시작된다. 보이지 않는 그 전투에서 개체가 탈진하면, 몸살을 앓거나 심신에 재

난이 일어난다. 실수를 저질러 명예가 추락하거나 큰 병에 걸리거나 정신이 한동안 교란되다 뜻밖의 증상이 생기거나, 아

니면...정신이 영원히 마비된다.


"아, 이젠 아무 느낌도 생각도 없어요. 그냥 멍할 뿐이에요 ~. 

저에겐 매일이 똑같아요. 변하는 것 없고.  어제가 오늘같고, 십년 전이 지금과 다른 걸 못느끼겠어요 .." 

 

메두사의 머리를 '본' 충격에 영육이 굳어져 '돌'이 되는 페르세우스 신화 속 인물들처럼... 세상을 편집적으로 왜곡하곤 

자신의 실상(진면목)을 집요하게 부인 망각하는 성격장애자나, 눈에 초점이 희미한 정신분열증자가 된다.

 

 안정적일 때의 '인간'은 온 우주를 고상한 언어와 생각으로 이해, 정리, 각색, 창조하는 대단한 힘을 발휘하는 존재이다.

(생각 : "나는 내 삶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자유인이다. 욕망의 화신이다, 초인이다.") 


그러나 억압 망각해온 내부 무의식과 위장막으로 정체를 숨기는 외부 무의식이 어떤 계기로 의식영역에 침입해 위장 없

이 출현하는 그 순간, 일상의 사고와 신체 리듬은 순식간에 마비되고, 위험을 알리는 신호인 불안이 진동하게 된다. 

 

 자아기능이 마비된 이때야말로 누군가의 도움(자아지원)이 절실하다! 그러나 이런 내 상태를 '누구에게' 표현해야 할지

도 모르겠고,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지 조차 생소하고 힘이 든다. 결국 누구의 도움도 제대로 받지 못한 채, 불안에서 벗어

나려 좌충우돌하다가 자포자기 하는 상태가 지속된다. 

 

그 불안과, 일상의 생명리듬이 침체 마비되는 우울상태는 안타깝게도 주로 가까운 주위 대상 (자식, 배우자, 형제자매, 친

구, 낯선 타자..)에게 전염되어, 나중에 통제할 수 없는 연쇄 부작용을 일으킨다. 

 

자극적인 언어가 사람들 사이를 이러 저리 떠돌며 파노라마를 일으키듯이, 나쁜 기운 역시 각기 다른 양태로 이 인간 저 

사람 사이를 옮겨가며 재난과 희생양을 만든다. 시작과 끝을 알 수없는  이 떠돌아다님 (전치, 환유) 율동 때문에, 보통사

람은 자신에게 닥친 재난의 '근본 원인'을 좀처럼 대면할 수도, 명확히 알 수도 없다.

 

”대체 내 인생이 왜 이리된 거야. 내가 뭘 잘못했다고 이런 일이 내게 생기는 거야 ~“

떠도는 무의식의 움직임 원리를 숙지해온 정신분석가 만이 그것의 미세한 자취들을 추적하여 현재 재난의 숨은 원인들

을 간신히 찾아낼 수 있다.

 

곤혹스런 재난에 처해서야 개개인은 비로소, 자신이 미해결한 오래된 문제(재난의 씨앗)들을 지닌, '본래의 나'를 억압하

고 망각한 채 살아온 이중인격이라는 자각이 밀려든다. 내가 의식해온 ‘그 나’는 결코 이 세상의 주인도 주체도 아닌, 알 

수 없는 타자(무의식)의 파동에 놀라며 움추린 채 휩쓸려온 무력한 존재라는 사실을 비로소 자각하고 실감한다.

 

"지혜의 여신은 태양(리비도)이 저무는 황혼 무렵에서야 나이든 인간에게 살포시 다가와 뜻밖의 '그것'을 넌지시 알게 해

준다!

'그동안 힘들었었지! 그대를 힘들게 만든 그것은  실은 '~' 이었어...!'"  

 

'의식의 나'를 교란시키고 무너뜨리는 그 섬뜩한 실재의 아가리 속에 직접 들어가서야 비로소 언뜻 지각되는 그것. 자기 

자신과 인생의 숨은 실상!  인류가 만들어낸 거대한 의미체계(상징계)들은, 개개인의 영혼이 거대한 흡입력을 지닌 그 원

초 실재(X)에 함입되지 않기 위해, 그것 겉에 덮어씌운 일종의 환상적 보호막이다.

 

그 보호막(의미그물망)은 겉으론 위대하고 화려해 보이지만, 실상은 결코 완벽하지도 영원하지도 않다.  그 베일에 난 작

은 구멍(틈새) 사이로 '실재(The Real)'가 자체를 불쑥 드러낼 때, '의미'(생각, 환상)를 통해 자신과 세상이 안전하다고 

판단(착각)해온 '의식의 나'는 당황해 불안해질 수밖에 없다.

"아, 힘들어 죽을 것 같아!  제발, 단조로웠던 일상의 의식 상태로 다시 돌아가게 해 줘!"

 

'모르던 실재'의 낯선 자태가 의식영역에 쓱 드러나는 충격적 재난 사태를 겪고서 혼비백산하는 개체들에게, 인류사회는 

'실재'에 대한 공포불안을 완화시키는 '의미'(환상, 생각)들을 제공해왔다. 그럼으로써 불안해하는 인류에게 큰 위로와 정

신치유 길을 제시해왔다.  그런데 '의미'들은 잠시 안정을 주는 위로제(신경안정제)일 뿐, 결코 현실불안과 심리불안을 완

전히 해소하거나, 구원을 보증하진 못한다.

"부디 내게 완벽한 구원을 약속해줘! 그게 힘들면 차라리 고통 없이 죽게 해줘!"

 

삶이 있는 한, 재난은 언제든 예측하지 못한 양태로 순식간에 우리에게 일어날 수 있다.  섬뜩한 재난이 일어나느냐 아니

냐는 우리의 의지, 판단, 성질에 따르는 게 아니라, 알지 못해온•외면해온 ' X 의 움직임'에 달려 있다..


"도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 건가요 ~!  대체 하필 왜 열심히 살아온 내게 이런 저주스런 일이 ~! " 

 

정신분석은 예상치 못한 강한 자극의 침투로 일상의 방어막이 파손되어 고통과 불안에 처한 개인들에게, 섬뜩한 '그

것'의 실상을 망각, 은폐, 회피하지 않고 직면 성찰하여, 자아의 '긍정적 자원으로 전환'시키는 담대한 치료술을 가진다. 

'무의식'과 대결한다는 것은...결코 의식의 공식 스케줄과 기법을 성실히 수행하면 성공하는 그런 단순 작업이 아니다.

'무의식'을 내담자에게 전한다는 것은 좋은 마음으로 대화하고 껴않으면 그 좋음이 서로에게 전달되는 것 같은 그런 낙관

적인 관계가 아니다. 

 

어느 누구도 '무의식'을 의식의 언어나 지식으로 명확하게 정리해 전하거나 대면할 수 없다! 완벽한 언어적 번역도 불가

능하다.

내부로부터 돌출하고 외부로부터 침투하는 무의식의 형용할 수 없는 파동과 질감들. 그것의 거칠고 껄끄러운 파노라마 

양태들.  섬뜩한 기운, 따스한 손길.  구역질나는 괴물, 뜻밖의 구원자.  초월자 신, 반복되는 자기 파괴, 한 맺힌 시기심, 조

건 없이 생성되는 생명력... 

 

인류와 개개인이 평생 이루어낸 의미세계를 단숨에 붕괴시키고 거두어가는...X의 파동. (존재, 물자체, 無, 죽음, 운명, 타

자, 무의식, 죽음본능이 일으킨 재난과 창조 작용 앞에서, 이성을 지닌 주체임을 자만해온 우리 인간은 일단 겸손해야 한

다. 우리의 이성이 미처 보지 못하고 보려들지 않아온 것이 무엇인지...겸허히 반성하며, 지금 이 순간 '실재'가 불쑥 우리

의 정신표면에 섬뜩하게 적나라하게 출현하게 된 그 까닭과 의미를 곱씹어야 한다. 

 

우리 자신과 늘 함께 하며 우리를 구성하며 우리가 모르는 우리의 '실상'이자 지배자인 'X'! 

'그것'이 괴물(..)이라면 인간은 누구나 괴물(..)이 될 수 있다! 그것이 ‘신’이라면, 우리 역시 ‘신’이 될 수 있다. 우리는 '그

것'에서 온전히 떨어져 나올 수 없는 분신이다. 아울러 우리는 너무 강한 괴물에 무방비로 잡아먹히지 않고자 투쟁하여, 

나름 '숨 쉴 공간과 거리'를 확립해내는 전투사이며,  때론 스스로와 집단(가족, 민족, 인류)을 구원해내는 영웅이다. 

............................ 

 

 잠시 머물다 사라지는 '이 생'에서, 재난으로 인한 허우적거림 상태에서 벗어나 보다 성숙된 새로운 삶에 이르려면 

이중 전략이 필요하다.  

뜻밖의 재난으로 인해 상실된 것들로 인한 우울에서 벗어나려면, 먼저 재난을 일으켜 일상의 좋음과 자아기능을 순식간

에 파괴하고 마비시킨 ' X '를 (섬뜩한 역겨움으로 거부 망각하지 말고) 존재의 자연 실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그리고 

재난이 닥치게 된 주요 원인인 결함 있는 기존의 '자기 상태'를 보다 온전히 반성하고 깊이 이해시키는 '새로운 고성능 거

울, 심오한 의미' 습득이 필요하다.  

주체가 간절한 마음으로 ‘생사불안을 곱씹어 창조해낸 삶의 의미'는 교란된 자아 상태를 응집시키고 불안을 정화하는 놀

라운 기능을 한다.  

이와 더불어  X 의 실상을 끝까지 직면하는 과정에서 주체적으로 체험된 (역겹고 감동스런) 경험 흔적들을 자아로

곱씹어 하나씩 통합해내야 한다.  

 

'통합'을 이루려면 무엇보다 나와 다른, 내게 황당한 고통을 준 그 '타자'를 '전적으로 재수 없는 이물질'로 단순 평가하거

나 '부정'하지 말아야 한다. 대다수 인간은 기존 경험 흔적들의 의미와 가치가 '현재 정신상태'와 상황에 따라 다양하게 변

할 수 있다는 '事後作用'(retro-active action), '세옹지마 원리'를 간과한다. 그리고 지금 자신에게 쾌락과 이익을 준 대

이 마치 '전적으로 좋은 대상'이고 고통과 피해를 준 대상이 '영원히 전적으로 나쁜' 대상인 양 경직되게 단순 평가한

다! 


고통스런 그것을 '부정'할 수록 그것은 정신 깊이 잠복되어, 언젠가 그대 내부와 외부에서 곤혹스런 증상이나 흉측한 재

난 사태로 돌출되는 후유증(反작용)을 겪게 된다. 그리고 이미 오래전에 정신이 손상되어 (알게 모르게) '병 기운'을 타인

에게 흩뿌려 전염시킨 자들 역시 타인에게 피해를 준 그만큼 자신 내부와 외부의  X 로부터 만성적 처벌에 시달리게 된

다.

 

 드러난 현상들의 감추어진 본성이자 생명과 파괴의 근원 율동인 'X' 로 인해 일어난 재난의 원인과 의미를 귀히 되새겨, 

숨이 다하는 그 날까지 '그 실재'의 소리를 외면하거나 경시하지 않는다면...


 지금 몹시 힘들어하는 그대.  X 를 접하며 겪은 섬뜩한 재난 흔적들은, 훗날 당신을 보통사람이 '못 보는 진실'을 깨달은 

비범한 자로 성장시켜, 예기치 못한 영혼으로 일 어 나 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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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5 -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