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재 원장의 프로이드 칼럼

                               2004 ~ 2022년 사이 글 

이창재 원장의

정신분석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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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징화 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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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 "중요한 편지를 여러 통이나 보냈는데 왜 답장이 없는 거야 ?"

B : " 나 원래 편지 같은 거 안 써.  ‘글 쓰는 게 불편’하고 써지질 않아."

A : ...?

 

 ‘상징화’란 일상의 언어와 의식으론 설명하기 힘든 강렬한 체험, 감당하기 힘든 자극, 생명을 좌우하는 신비한 힘(신, 구

원자, 악마..), 무의식의 '무엇'을  '언어로 의미화(정신화.mentalization)'하는 심리작용이다. 그 결과 간절히 소망하거

나 긴장감 주던 무엇(대상, 사건, 사태, 감정덩이, X..)이 심적 부담이 적은 어떤 표상에 의해 '대체'(substitute)된다. 

  

 화려한 성공과 곤혹스런 추락, 죽음, 기적적인 재탄생 ~> 수레바퀴, 십자가.,

 나를 방치하던 황당한 양육자, 섬뜩한 권위자 ~> (그림책 이야기 속의) 마녀, 악마. 

 엄마가 홀연 안보이다 보일 때 놀램과  안심 ~> 깍꿍 놀이 

 곤혹스럽고 쓰라린 인생 번뇌들 ~> (하나하나 매끄럽게 내 손에 잡히는) 108염주 

 

 상징화(symbolization)는 또한 부담스러워 말로 표현되지 못한 내면의 무엇(X)을 언어화할 수 있는 무엇으로, 망각된 

과거를 현재와, 아이시절 경험을 성인의 경험과, 조각난 부분지각들을 전체지각으로 '통합하는 과정’이다. 따라서 하나

의 상징에는 여러 차원의 의미들이 압축되어 있다. 

 

가령 ‘뱀’ 상징에는 낡은 허물을 벗고 갱생하는 불멸의 생명력과 치유에너지, 땅속세계와 지상세계를 넘나드는 신비한 지

혜, 거대한 입으로 대상을 집어삼키고, 섬뜩한 독기(투사동일시)로 상대 영혼을 마비시켜 자신의 통제에 순응하는 개성

없는 노예로 변질시키는 괴물 엄마,... 본능을 유혹해 타락시키는 사탄, 꿈틀대는 남근 등등의 의미들이 담겨있다.

이처럼 상징화에는 ‘상징이 지칭하는 무엇’(원대상, 원사건..)에서 특정 상징기호로의 ‘의미 이동’(대체)과 ‘통합 기능’(하

나로 응집)이 함께 작용한다. 

 

‘정신분석 차원의 상징화'는 인간이 출생 후 성장 과정에서 보편적으로 겪는 중요 사건과 중요 인생 주제(출생, 엄마로부

터의 분리, 이상화 대상과의 동일시, 소년이 청년으로 전환되기 위한 성인식 입문의례, 직업 선택, 사랑, 결혼, 임신과 출

산, 자녀 양육, 뜻밖의 재난, 구원, 병, 노화, 죽음), 중요 대상(부모, 형제, 친구, 연인, 스승, 파괴자, 구원자..)을 반영한다. 

이 경우 상징은 비록 인간일반의 전형적 경험이지만 개인의 의식이 감당하지 못해 무의식에로 억압한 충격 자극과 금지

된 욕망들을, 안전한 의식의 언어적 표상들로 대체-압축한다.

(거세하는 무서운 아버지, 위협적 권위자, -> 도깨비, 망태 할아버지, 야수 괴물

유혹하는, 깊이 상처주는, 금지된 연인, 어머니! ~> 비너스, 메두사,.) 

 

따라서 상징의 주요 의미는 의식의 언어로 표현하기 어색한 억압된 소망이나, 자아의식이 감당하기 힘들어 분열(망각)시

킨 원시기와 유년기의 상처, 불안, 환상.. 등과 연관된다.  

 

정신증자의 정신에는 ‘상징화 기능’이 마비되거나 심각히 손상되어 있다.  그로인해 그에겐 ' 상징기호(S)와 상징되는

그 대상(O)'이 동일하게 느껴진다. 즉, 상징기표(단어, 이미지, 글꼴소리)가, 그것이 지칭하는 사물 자체로 느껴지고

지각(환각)된다. 

가령 그는 TV나 유트브 보다가 우연히 ‘뇌수술 장면’을 보거나 살인하고 피가 솟구치는 괴기스런 장면을 보면, 그것이 상

징의미로 정신에 소화되지 못해서  정신과 신체가 공포로 마비된다.... 그 장면이 머리에 떠올려질 때마다 마치 현실에서 

지금 벌어지는 사태인 양 공포에 질린다. 


그리고 엄마가 너무 속상해 욕을 해대면, 그 욕하는 언어가 정신에 그대로 화살-독침처럼 침투-각인되어, 신체가 마비된

다. 이런 현상은 언어와 그것이 지칭하는 사물이나 사건 사이의 관계가 ‘상징적 의미 관계’라는 것을 인식 못한 채, 마치 

생생한 ‘사물과 사물 관계’로 지각되기 때문이다.   


엄마 S : "너 같이 엄마 말 안 듣고 제멋대로 하는 년은 차라리 집 밖에 나가 니 맘대로 살던가 되지던가 해~"

딸 R : (내면 상태 : 아, 엄마가 드디어 내가 귀찮아 날 내쫒는구나. 아 두렵고 끔찍해 죽을 것 같다~.) 

: ‘엄마의 말’이 ‘상징적 의미’(니 언행이 너무 화나니, 제발 말 좀 잘 듣거라 이 녀석아 ~)로 들리지 않고, 정신에 상징의미

로 소화되지 못한 채, ‘사물적 자극’으로 정신에 침투되어, 정신과 신체를 파괴하고 마비시킨다.

 => (외적 현상. 증상화) 갑자기 ‘다리가 마비’되고, 혀가 얼어붙어 말 못하는 벙어리가 된다. 

('사물 자극' 기능을 하는, 사랑이 짙게 담긴 말과 몸짓으로 내면에 각인된 이전 공포 자극이 대체될 때까지, 마비 증상이 지속된다. )


연주자 K : "아,  너무 쑥스러워서 사람들 앞에서 도저히 '바이올린'을 연주할 수 없어~." 

K에게 '바이올린 몸체와 긴 활줄'은 엄마를 향한 자신의 애타던 마음을  연주하는 '음악 기구로 상징화'되지 못한 채 

[정신증자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상징과 사물을 동등시하는 '상징적 동등시symbolic equation'(S=O) 작용에 의해]

어느순간부터 바이올린과 긴 활줄이 ‘엄마의 몸과 (자신의) 남근’ 자체로 지각(환각)된다. 그로인해 그에게 바이올린을 

잡고 활줄을 부벼 대어 소리를 내는 것은 곧 대중 앞에서 적나라한 성관계 행위와, 성적 흥분 소리 내는 걸로 환각된다.

 

이처럼 보통의 성인들이 지닌 '상징화 작용'이 자아 기능에서 결여되면, 말과 사물, 현실과 꿈의 경계구분이 모호해진다. 

그로인해 정신분열증자는 꿈을 꾸지 않는다. 그에겐 꿈이 곧 현실이고, 현실이 곧 생생한 꿈이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언어를 습득하고 '아버지의 금지 말씀'을 나름 내면화한 신경증자의 정신에는 상징화 작용이 왕성히 작동된

다. 신경증자는 금지된 욕망과 생각들로 가득한 무의식의 내용을 외부세계로 표출해도 (외부권위자와 내부 초자아에 의

해) 처벌당하지 않기 위해,  무의식을 '증상, 꿈, 작품' 등으로 상징화해 표현하는 정신 능력을 지닌다. 


신경증자와 보통사람에 의해 표현된 그 상징들(증상, 꿈, 작품)은 '무의식의 그것'을 결코 의식에 직접 지각되는 언어적 

의미들로 적나라하게 드러내지 않는다. 그로인해  무의식에 낯선 보통 사람들은 증상들과 꿈의 심층 의미를 좀처럼 이해

하지 못한다.  그래서 꿈을 꾼 자나 신경증 증상을 지닌 자는 '상징화 작용' 덕분에, 꿈과 증상으로 자신이 짊어져 왔던 부

담스런 그 무의식을 다중으로 표현해냈음에도 불구하고,  자기자신과 타인에 의해 비난하거나 처벌당하지 않게 된다. 


히스테리 Y : “선생님. 얼굴이 붉어지고, 호흡이 거칠어지고, 가슴이 두근거리는 증상이 왜 자꾸 반복되는 거지요? 

혈압도 오락가락하고 머리가 반복해서 쑤셔서 힘들어 죽겠어요~...의학적으론 아무 이상이 없다는데... ”

“왜 자꾸 뜻 모를 괴상하고 잡스러운..개꿈을 계속 꾸는 건지...나 참... 제발 저를 치료해 주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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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5 -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