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재 원장의 프로이드 칼럼

                               2004 ~ 2022년 사이 글 

이창재 원장의

정신분석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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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 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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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 리 는   여 자 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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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 언어를 사용하기 이전 시대 원시인류는, 모든 자연 생명체에 고유 '정령'(anima, 영혼)이 깃들어 있다고 믿어왔다. 

끊임없이 서로 영향 미치는 그 정령들은, '죽지 않는 생명력'을 지닌 정령인 '신'들과 '죽을 수밖에 없는' 생명체들로 구분

되었다.

'인간'은 (마음으론) 영원한 생명(신)이 되고 싶어하지만 (현실능력은) 생존을 위해 신(들)의 보호를 필요로 하는 '죽을 

수 밖에 없는' 유한 존재로 간주되었다.  소, 호랑이, 토끼, 곰...사슴, 나비, 나무, 꽃들이 태어나 고유의 생명기운을 펼치

다 대지로 돌아가듯이, 인류도 그런 거대 자의 한 구성체로 지각되었다. 

 

그런데 상징 언어와 문자를 발명해 사용하게 된 이후부터 '사유 능력'이 빠르게 성장한 인류는 재난과 죽음불안을 으키

는 변화무쌍한 자연과 경험세계의 '배후에', 각 생명체들의 본질과 존재목적을 부여한 원불멸하는 신, 생명창조 원리

자 생명을 조화롭게 보호해주는 '진리'(Logos)가 실재한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주의 영속적 질서(Kosmos) 와 생명체들의 생성소멸을 주재하는 그 '신-진리'(Logos)에는 영원한 생명(있음,esse)이 

담겨있다.  따라서 그 진리에 가까이 접속하는 자는 (인접-전염법칙에 의해) 그 진리-신에게서 영원한 생명을 흡수(내사)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러한 생각과 사유 관점은 2백만년 인류사에서 언제 처음 출현한 것인가? 

그런 생각은 누구(어느 집단)에 의해 주도적으로 생성-융성하었고, 어떤 부류의 인간들에 의해 '최상의 가치'로 지지되고 

정당화되어 보편 진리로 호칭-교육된 것인가?  

 

고전문헌학 전공자 니체는 오랜 기간 인류의 정신성을 질서롭게 통제하고 안정되게 유지시켜 온 핵심 '의미'들(진리, 선, 

의, 성스러움)의 최초 발생 근원(들)과 '그것'의 역사 속 변화 과정을 '계보학(genealogy. 발생학 )의 눈으로' 세밀히 추

적한다. 

그 결과, 지난 2천 년 간 대다수 서양인이 정신에 평생 간직하고 그것을 실천해온 '영원하고 완전한 진리' 관념이 인류사

에 초 등장하게 된 원천이 소크라테스에 있음을 발견한다.  즉, 소크라테스 이전 시대의 사람들은 '영원한 진리'를 알고

자 하는 '진리에의 의지'에 전념하기보다, 현실의 삶을 풍성하게 향유하고픈 '삶에의 의지'를 활성화하는데 몰입하며 살

아 왔음을 고대 문헌 연구를 통해 발견한다. 

 

고대 인류에게 '인간'이란 존재는 (당시 평균 수명이 30세도 안 되는) ' 병들거나 부상 당하면 곧 죽을 수밖에 없는불완

 생명체'로 지각되었다.  아울러 '영원불멸하는 생명' 추구는 신의 영역에 도전하는 '오만'(Hybris)과 탐욕의 징표로 

주되었다.

"인간들아 명심하라, 너희는 결코 신이 아니다.  너 자신의 태생적 한계와 분수를 자각 못하고 오만을 부리면, 신이 노해 

큰 재난과 혹독한 벌을 받게 될 것이다~" 

고대인은 자신에게 닥친 크고 작은 재난들이 자신의 오만 때문에 신들이 노여워해 생긴 처벌의 결과라고 느꼈다. 


이런 인간관- 문화적 가치관- 관념들에 의해, 고대 그리스인들은 살아 숨쉬는 지금 이 순간을 가장 생생하고 기쁘

고 후회 없게 만끽하려 드는 (‘너무도 인간적인’) '역동적 삶의 스타일'을 추구했던 것이다. 


"너 자신을 알라"는 아테네 신전 입구 돌에 새겨진 경구는 원래 "인간이 신이 아님을 유념하라! 너 자신의 한계(분수)를 

잊지 말고 겸손하라~"는 의미였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 소크라테스는 이 상징 경구의 의미를, 다른 뜻으로 해석했다.

"아테네 시민이요. 인간에겐 사유 활동을 통해 '영원한 대상'(별, 태양, 하늘, 천문, 수, 기하, 불변 개념...)에 접속할 수 

있는 (당신들이 미처 자각 못한) '신성한 이성' 능력이 있음을 깨달아야 합니다~. 이성을 잘 연마하면 인간도 영원한

신들의 세계에 접속해 영원성을 누릴 수 있습니다 ~ " 

 

 소크라테스의 '닭한마리 유언' 이후 플라톤은 신모독죄 사형수 Socrates를 '영원성에 접속한 현자'로 이상화한다. 

그리고 서양 최초 인문 학당인 아카데미아를 설립해 '소크라테스의 진리'를 교육한 플라톤에 의해 그리스인의 현세향유

적 가치관 대신에 ‘理性중심적 형이상학적인 금욕 문화'가 유럽인의 정신에 널리 전파되고 내면화되어 삶의 불

안들을 이천년간 진정시켜 주었다.  

이성중심적 진리관  교육과 더불어 유럽인의 정신은 한편으론 '초자연적 신' 관념을 내면화해 지극히 고결해진 동시에, 

자연본능이 저급한 것으로 비하되고 과도 억압되어, 삶의 활력이 위축되는 우울 상태에 처한다. 아울러 이성과 감성이 결

코 공존해선 않되는 무엇으로 분열되어,  조화되지 못한 상태로 따로 솟구치는 여러 후유들에 시달리게 된다. 이런 시

대적 병리 증상들의 뿌리를 탐구하며 19세기 유럽인 니체는, 당대인이 삶의 활력을 회복기 위한 비법이 무엇인지 숙고

한다. 


그 하나의 해답은 소크라테스 이전 시기 그리스인들이 지녀온 '인생관과 가치관'을,  평가절하-금지-억압되어 망각된 무

의식 영역으로부터 이 시대 의식계로 끄집어내어,  형이상학적 금욕주의로 인해 왜곡되고 억압된 인간본성을 원래 상태

를 회복시키는 데 있다.  


철학자 니체의 눈에,  고대 그리스인은 그리스 신화 신들(아폴론과 디오니스) 모습에 반영된 조화로운 형식미와 본능

적 도취, 광기, 미적 환상, 감성적 활력, '본능적이고 쾌활하고 열정적인 삶의 욕구를 지닌 것으로 이해된다. 그리고 고대 

그리스인처럼 삶을 다채롭게 향유하는 태생적 특성, 자연본능을 비교적 덜 억압한 상태로 간직하고 있는 존재가...이성

과 도덕관념에 남성보다 덜 억메이고, 남성을 유혹하는 미적 화장을 즐기는 '여자'로 지각된 것이다.

 

"진리는 여자다'는 말은 경직된 이성주의 도덕관과 과학주의 •자본주의 정신에 물들어, 더 이상 ‘영원한 진리’가 현실에

서 생생히 체감되지 않아 허무감에 빠져 있던 19세기 유럽인에게 삶의 활력을 주려고 니체가 생성해낸 은유다. 이 말은

인생의 궁극 목적이 모호하게 느껴져 무기력해하는 허무주의와, 본능적 향락추구가 유치하고 두렵게 느껴져 회피하는 

금욕주의 가치 굴레에서 유럽인의 병든 정신을 회복시키려면, 치료약을 도덕강박-사고강박이 (그 시대) 남자보다 덜한 

'여자'의 어떤 특성에서 발견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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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가치롭고 지혜로운 삶'을 살고 싶어서 유럽인이 이천 년간 열심히 추구해온 '진리’란 무엇인가?  

그것은, '삶을 슬기롭게 향유하는 방법'을  (태적, 직관적으로) 터득한 ‘여자’들이 자신을 보호하고 '힘'을 얻기 위해 자

주 활용해온 무엇이다.  

매혹적 아름다움을 향유하며 활용할 줄 아는 '여자'는 미적 환상 없이 과학적 사고-철학적 사고만 하는 '구시대적 인간의 

현실 삶'이 얼마나 황폐한지 본능적으로 직감하며, (미적) 환상의 소중함을 남자보다 훨씬 섬세하게 지각하는 존재다. 

'여자'는 늘 환상들과 더불어 지내며 특히 미적 환상을 활용하여 남자에게 '삶을 살고 싶게 만드는 욕망을 일으키는 신비

성을 지닌 존재'다.  

그 욕망은 여자가 그 사용법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는 '유혹술'에 의해 일어난다.  그리고 그 유혹력의 본질은 너무 가깝지 

은 '적절한 거리'에서 보여질 때에야 '미적 환상'을 짙게 일으키는 여성의 '화장술'에 담겨있다. 


주목할 점은 남자의 욕망을 일으키는 화장술을 익힌 여자가 정작 자신이 그 '진리'를 전적으로 믿고 추종하지 않는데 있

다.  여자는 '현실 삶의 보존과 향유'에 필요한 딱 그 만큼만 '진리'를 적절히 믿고 이용하는 지혜를 지닌 존재다.

(평생을 학문에 바쳤는데 학문지식이 충만감을 주지 못함을 한탄하는 괴테의 늙은 파우스트 상태 처럼) 이성주의의 정점

에서 허무주의에 빠진  19세기 서양인에게 삶의 활력을 회복시키려면 일차적으로, '진리'에 삶이 종속되는 것이 아니라, 

'삶'을 위해 진리를 활용할 줄 아는 여자의 지혜로운 생존술에 주목해야 한다.  



니체 :  소크라테스 이후 유럽인은 주체와 객체가 전도된 문화가치관에 함입되어 왔다.  

주체는 인간 개개인이고, 객체는 인간이 만들어낸 '관념들'(진, 선, 미, 성)이다.  


나 자신이 주인이 되는 삶을 살려면, 타인이 각인시킨 의미들에 종속된 상태에서 벗어나, 스스로 자기 삶을 고양시키는 

의미를 창조해내고,  그 창조된 의미들에 또다시 종속되지 않은 채, 가치로운 의미들을 삶의 상황에 맞게 조화롭게 활용

하는 '새로운 생존술'을 익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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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5 -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