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재 원장의 프로이드 칼럼

                               2004 ~ 2022년 사이 글 

이창재 원장의

정신분석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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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술적 사고 I : 모방주술. 접촉주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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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가) 선생님. 제 속 문제를 힘들게 깨닫게 하시는 것 말고, 요술램프의 마술사처럼 고통 없이 쓱 해결해 주실 수는 없

는 건가요?” - (계속되는 자기 무의식 대면이 버거워 마술적 문제 해결을 간절히 원하는 어떤 내담자)

"정성껏 기도하면 그분이 다 들어주시는 거 맞죠!  삼년 째 새벽기도 해왔는데....”

 

인류사에 출현한 묘한 풍습들의 계보와 근원을 추적해간 문화인류학자 프레이저가 인류사에 남긴 위대한 저서 <황금가

지>가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원시인류의 사고 특성을 '주술적 사고'라 칭한다.

'주술(呪術)'이란 인류 삶에 길흉화복을 일으키는 힘을 지닌 대상(神)을 향해 개인과 집단의 소원을 간절히 전해, '그 

분'에게서 그 집단이 원하는 반응을 얻어내는 신통한 재주, 능력을 뜻한다. 

원시인류는 인간뿐만 아니라 동식물과 하늘, 땅, 바람, 강, 바위 등의 모든 자연물에 '정령'(anima, 영혼)이 들어있다 생

각했다. 고유의 기운을 내뿜는 이 정령들은 인간 삶에 늘 직간접적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위험에 처할 때마다 인간은 '주

술'을 통해 자신에게 영향 미친 그 정령과 소통하여, 서로가 필요로 하는 것을 주고받는 상호 생존전략을 지녀왔다. 

 

탁월한 주술 능력을 지닌 인물인 샤먼(제사장)은 집단(씨족, 부족, 민족)의 안전과 풍요를 위해 집단 생명을 지켜주는 

정령(수호신. 토템)에게 집단을 대표해 극진한 예의를 표하고 제물을 바치며 '소원을 비는' 주술 제례(ritual)를 올렸다. 

그 정성어린 제례에 대한 응답으로 수호정령으로부터 집단의 곤경을 해결해주는 지혜신탁을 얻어 집단을 위기에서 구하

는 중재자(치료자, 구원자) 역할을 했다.

 

샤먼의 그 주술은 두 가지 법칙을 활용하여 작동된다.  하나는 '유사성 원리'에 근거한 '모방(동종)주술'이고, 또 하나는 

'인접성 원리'에 기인한 '접촉(전염) 주술'이다. 

 모방(同種)주술은 "유사성을 지닌 정령들끼리는 서로 감응한다." 원리에 기반 한다.

‘Z’신과 그 신을 믿고 섬기는 집단구성원은 [내사동일시 심리작용에 의해 '신'에 인간이 융합하여]  ‘유사성’을 지니기 때문에 서로 감응한다.


힘 있고 가치롭게 느껴지는 누군가를 가까이에서 내사동일시하면, “당신('그 님')이 곧 나야~” 심리상태가 되, 그 대상처

럼 행동하고, 그 대상의 말씀대로 살게 된다. 원시인류에겐 유아심리처럼 내사, 내사동일시 작용이 매우 활발해, 수호신

과의 모방적 합일상태, 집단정신과의 융합상태로 삶을 살았었다. 

“곰 토템,... 00신을 섬겨온 사람들은 (그 신을 모방-동일시해 같은 정신성을 지니기 때문에) 모두 한 가족이다.”


“ 선비 학자 은규와 험악한 국제마약판매업자 병철이는 아, 고향이 같다. (이때 주술적 사고가 작동되면 어찌되는가) 

리는 한 핏줄을 지닌 ‘한 가족’(운명공동체)이니, 서로 믿고 잘 지내도 된다 ~ ” 

위 상태가 될 경우, 현실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가? 


서로 만날 일 없는 아주 다른 인격성을 지닌 두 대상 사이에, 모방주술이 작동되면, 이질적이던 두 인격이 서로 접속-감응

하여, 일상에서 좀처럼 일어나지 않는 신기한 현상이 발생한다. 가령, 두 사람이 지닌 정령에너지(氣)의 상대적 우/열에 

따라, 청빈한 학자가 상대의 기운에 함입되어 마약판매자 정신성으로 변할 수 있고, 마약판매자가 선비 인격을 흡수(내

사동일시)하여, 고상한 인격으로 변할 수도 있다. [또는 두 개체 사이에서 서로의 기운이 적절히 혼재된 제3의 무엇이 생

성되기도 한다.]

 

신과 인간 사이 관계 뿐만 아니라, 인간과 인간, 집단과 집단 사이 관계를 크게 변동시키는 초개인적 힘을 발휘하는 것도 

주술법칙에 통달한 주술사의 능력이다.

국가, 민족, 집단의 존립이 몹시 위태로운 시기에는 논리적-합리적 사고보다 ‘주술적 사고’가 불안을 해소하고 집단정신

에 큰 힘을 생성해내는데 위력을 발휘한다.  그 때 현대판 주술사 출현하여 집단원에게 주술적 사고를 추동시킨다. 

“우리민족의 수호신께서 너희 희생을 영원한 천국 생명으로 보답 하신다~”

“신의 이름으로 신과 하나 되어 나쁜 적을 쳐부수자 ~” – IS, 가미가제 자살특공대

 

이 동종(모방)주술 원리는, 상징기호를 실재와 동일시하는 원시인류의 원초 심리작용인 ‘상징적동등시’(symbolic 

equation) 기능에 기반한다. 이 심리작용이 강하게 작동되는 사람은 현실과 상징, 현실과 환각의 차이를 망각하는 정신

증 상태에 위치한다.

오늘날에도 어떤 사람들은 생사가 몹시 위태롭던 사회적 상황에서 출현한  종교 경전에 나온 말들을,  시대맥락을 고려하

지 못한 채 ‘상징적 의미’로 융통성 있게 해석하지 못한다. 그들은 21세기 변화된 삶의 상황에서도, 옛시대의 종교 경전

을 현대 삶에 적합하게 재해석하지 못한 채, ‘문자적 의미 그대로 사실’로 지각하는 상징적동등시, 원시 주술적 사고를 지

닌다.   "부처(진리)는  네 마음 안에 있다.   당신이 곧 부처다."    "내 말을 따르면 천국이 곧 너의 것이다." 

[이 말을 '문자 그대로 실재 진리'로 체감하는 사람은 21세기 현실에서 어떤 심리상태로 어떤 삶을 살게 되는가? ]


  

-유사성에 근거한 다른 유형의 사고로 문학가들이 가치롭게 선호하는 은유적 사고가 있다. 가령, 현실에서 서로 이질적

으로 보여지거나 관계 소통이 막혀있는 두 대상 내지 집단(A, B)에게서, 시인이나 문학가가 어떤 유사성(s)을 찾아내 그

것에 정신을 집중하게 하면, 두 대상[집단]이 마치 본래부터 '본질적 동일성'을 지닌 양 새롭고 인상 깊게 경험(환상지각) 

되는 ‘은유적 동일시’ 현상이 발생한다.

“정신분석은 망치다. (뒷머리를 내리쳐 뜻밖의 깨우침을 일으키는/...괴이한 무의식 두려움을 훼처가게 하는../...)”

 ['정신분석'이라고 하는 일반인이 이해하기 힘든 무엇과  쇠뭉치 '망치'는 전혀 이질적인 무엇이다. 그런데 이것을 어떤 

의사소통 맥락에서 '은유'적 비유로 사용하면, 사람들에게 신선한 자극을 주는 이해 잘 되는 '의미'로 소통되어진다. ]


  ‘은유’는 새로운 의미를 생성해내는 원리이다. 창조성을 지닌 은유의 구조는 A=B다. 의식의 형식논리 관점에서 보면 서

로 다른 두 무엇(A, B)이 동일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모순이고 오류이다. 그러나 심리적 연상원리, 욕망 율동, 친밀 관계 

원리, 일상 언어 형식에서는 은유적 사고가 적합성, 정합성, 미적 가치 특성을 지닌다. 

가령 "'대지'(A)는 '어머니의 몸'(B)이다." 라는 은유문장을 주목해보자. 흙과 풀이 있는 '대지'와 '어머니의 몸'은 외견상 

매우 다르다. 그런데 대지는 나무열매와 곡물을, 어머니는 젖과 음식을 생성해 제공한다. 따라서 두 존재(대지, 어머니)

는 ‘생명체를 살리는 식량을 제공해준 은혜로운 힘을 지닌 존재‘라는 점에서 유사성을 지닌다.

이 유사성에 감정과 정신을 집중 이입시키면, 서로 매우 이질적이던 두 존재가 마치 ‘본질적 동일성을 지닌 존재’인 양 지

각(착각)된다. (은유적동일성)

 

은유작용과 은유구조는 이처럼 특정 유사성을 매개로 그 유사성에 정신 초점을 강하게 집중시키는 순간, 서로 다른 두 대

상이 홀연 (무심결에) 결합되어, 예전에 전혀 생각해보지 못한 뜻밖의 새로운 지각과 의미를 체험하게 한다. 

"아! 낯설고 무감하고 부동산 투기 대상으로 느꼈던 '대지'가 어머니의 몸처럼 참 소중하고 감사한 존재로구나! 아. 죽어

서 묻힐 삭막하고 싸늘하게 지각되던 땅과 흙이, 그토록 소망하던 안온한 어머니 품이구나. 곡물을 자라나게 해 인류를 

먹여 살리는 '대지의 어머니신'께 감사 제례를 올려야겠구나.."  

 

원시인류는 이런 은유적 사고를 언어적•상징적 비유 차원이 아니라, '문자 뜻 그대로 생생한 존재의 진실'로 지각했다. 그

리고 마술적 이야기꾼(역사 초기 서사시인들)들이 제공하는 은유적 의미와 은유적 사고를 활용해, 삭막한 생존환경에

서 불안을 덜어내고, '자신과 다른 신들, 정령들과의 원초적 교감(합일)'을 체험했다.

원시인류는 은유적 사고를 수사법의 일종인 '은유'로 이해하지 못하고,'상징적동등시' 작용에 의해 '사실적 진리'로 간주해 왔고, 그것에서 

삶을 버텨내고 불안을 해소해주는 힘을 얻었었다.

‘“한국인은  (연약한 인간보다 거대한 힘을 지닌) 곰신(환웅. 웅녀)이시다. (인간에게 불가능한 신성한 하늘 에너지를 발산하는) 독수리신이시다. 

(인간보다 강한 전투력을 지닌) 늑대신이시다.”

“ 아아. 한국민족에겐 우리 집단 수호신(토템)의 거대한 힘이 함께한다 ~ !

그 분과 하나 되어, 생존을 위협하는 적들을 갈갈이 물어뜯고 짓눌러 먹어 치울거야 ~ ”


현대인에게도 종종 은유적 사고가 상징적-비유적 의미가 아닌, 주술적 사고와 결합된 주술적 의미로 통용되곤 한다. 가

령, 도덕심 깊은 자원봉사자 민하와 마약중독자 연심이는 삶이 너무도 다르다. 그런데 어느날 각자 후리지아 꽃을 매우 

좋아한다는 사실이 둘 사이에 인상깊이 공유되자, 그들 사이에 동종주술[내사동일시 작용]이 작동되어, 홀연 친구•연인

이 된다. 

“ 후리지아 꽃을 사랑하는 그대와 나는 서로 마음이 매우 같애 ~ 우린 한 마음이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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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5 -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