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재 원장의 프로이드 칼럼

                               2004 ~ 2022년 사이 글 

이창재 원장의

정신분석 칼럼


  2004~2022 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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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 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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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반복되는 개개인의 행복과 불행 리듬은 언제 어떻게 형성되는 것인가?


그것은 정신의 구조가 처음 형성되던 민감한 시기에 '어떤 정신성을 지닌 누구'를 만났느냐에 의해 상당부분 좌우된다.

자신의 마음을 온전히 반영해주는 대상을 만나면 정신의 결핍들이 견딜만하게 직면되어 차근차근 보충과 발달이 일어난

다. 반면에 내 마음을 애써 표현해도 이해하지 못한 채 자기주장만 반복하는 대상을 만나면, 내 정신은 '그'가 규정한 

틀(벽) 속에 갇혀 더 이상 주체성 지닌 ‘나’로 성장할 수 없게 된다. 

 

"너는 부족한 게 참 많아. 내가 너를 너보다 잘 아니, 내 말만 잘 들으면 돼!"

 

이런 상황은 부모와 자식 사이, 선생과 학생 사이, 직장 선배와 후배, 교주와 신도 사이, 심지어 부부 사이에서 종종 일어

난다. 이해받지 못하고 상호소통 없는 이런 일방향적 관계가 (어려서부터) 지속되면 그 개인의 정신은 어찌되는 걸까? 

 

 ㅅ: "본받고 싶었던 대상을 떠올려보세요"

 ㄴ: "떠오르지 않아요... 없어요"

 ㅅ: "뭐를 진정 하고 싶어요"

 ㄴ: "글쎄요...그냥.."

 ㅅ: "당신은 어떤 사람인가요?"

 ㄴ: "...모르겠어요 "

 

외부의 누군가가 '나'에게 깊은 관심과 애정을 갖고 관계해왔어도

외부를 향한 내 마음의 문이 이미 닫혀 있으면,  상대방의 관심과 애정 표현 자극들은 의식에 지각되기도 전에 내 정신에

서 '폐제'(기각)된다.  그로 인해 내 정신에 타인으로부터도 '진정한 관심'을 받아본 기억이 없게 된다.

(수십 년을 그와 함께 지냈는데 좋았던 기억이) 정말 없어요! 안 느껴져요~!

 

좋은 기억 흔적들이 없기에, 타인과의 관계가 늘 어색하고 불편하다. 

때로 너무 외로워서, 필요 대상들과 가까운 관계를 맺으려 의식으로 애써 노력해도

친절한 미소를 띠고 세련된 언어를 나누어도... 만남 이후에 남는 것이 없다.

나는 늘 똑같은 무엇일 뿐이다. 

맑고 투명해 보이지만 정서의 메아리가 없는 유리벽에 갇힌 메마른 생체인형!

 

외쳐본다. "나는 안전해. 병균 없는 곳에서 안전히 살고 있어~"

반복되는 메아리 "너는 안전해.  말씀대로 잘 잘고 있어 ~"

 

벽을 뚫고 나가 사람을 만나고 싶다! 개구쟁이처럼 세상과 놀고 싶다!

그러나 이건 하나의 마음일 뿐, 내 속의 '그 이'는 세상을 믿지 못 한다

거짓과 위선으로 얼룩진 오염된 '그들'을 결코 잊을 수 없다. 

 

'최초 그 분'을 정신 깊이 삼키면서 형성되고, 아버지와 매력 있는 대상들을 내면화하면서 형성된

'나'라는 무엇.  타인들이 남긴 흔적들이 섞여 꿈틀대는 낯선 집합체. 

그런 '나'를 기억하고 싶지 않다.  알고 싶지 않다 ~ 

 

뭔가가 두렵다. '나'가 없을까봐! 너무 빈약할까봐 

내 안의 '그 분'이 섭섭해 하며 화낼까봐!

아아 답답해.  더 이상 '나'에게 접근하지 마라   

 

나는 그 누구보다 존귀한 살 아 있는 인 간 이 시 ㄷ ㅏ ㅇ 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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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5 -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