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재 원장의 프로이드 칼럼

                               2004 ~ 2022년 사이 글 

이창재 원장의

정신분석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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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성 자기애인격 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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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악성자기애자의 가장 심각한 요소들은 그의 분열된 정신영역에서 뿜어져 나오는 ‘투사동일시’ 내용물에 고스란히 담

겨있다. 그것에는 그/녀가 태어나 살면서 감당하지 못한 온갖 부정적 감정과 환상들이 담겨있다. 문제는, 세상을 향한 눈

에 보이지 않는 공격무기인 투사동일시에 부지불식간에 습격당한 개인의 정신은 침투된 ‘그것(이물질, 타자의 배설

물)’으로 인해 심각한 후유증에 휩싸이게 된다.


가령, 인간 삶의 정서 리듬은 환경자극의 좋고 나쁨에 따라 좋았다가 나빴다가 변화가 있는 법이다. 그런데 악성자기애자

의 부정적 투사동일시에 쏘인 대상의 정신은, 원인모른 채 자신에 대한 무가치감과 더러운 기분에 계속 시달리게 된다. 

이 부정적 감정과 불안과 환각들은 정확히 ‘그것’을 타인에게 배설한 악성 자기애자의 분열된 내면 상태를 반영한다.

 

바로 이런 괴력 때문에, 그/녀를 겪어본 부모 자식 형제 동료 제3의 인물 등등  가까이 접촉한 대상들은 그/녀에게 꼼짝 못

하는 태도를 취하게 된다.  그들은 (무심결에 기꺼이) 악성자기애자의 심리적 만족을 위해 봉사하는 도구적 대상이 된다. 

“난 말이야, 탁 보면 그 대상이 내게 어떤 용도로 얼마만큼 필요한지 금세 감이 와..

내 말에 복종하지 않으면 즉시 파괴해 폐기처분시켜버리지. 냉혹하게 ~”

 "저는요, 그 분의 요구를 거부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어요. 거부한다는 건 생각조차 할 수 없어요. 그냥 그렇게 살아요."     

 

악성자기애자는 대상 지배욕이 심해 대상을 힘으로 통제하려 든다. 대상이 자신에게 굴복했고, 그/녀 자신이 환경에 대

해 통제권을 확보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 그때서야 비로소 대상에 대한 가학적 통제와 공격이 자제된다. 

 

악성 자기애자는 초자아가 분열되어 있고, 자아정체성이 통합되지 못한 부분이 크기 때문에, '전체적(全人的) 대상관

계'를 공고화하지 못한다. 그는 상대의 장단점을 두루 전체적으로 지각 못한 채, 자신이 필요한 부분만 선별해 '부분지

각'한다.  자신에게 필요 없거나 대립하는 대상의 특성들은 구지 알고 싶어 하지 않으며, 정신의 초점은 늘 상대가 나의 

욕구를 제대로 채워 주느나 못 채워 주느냐 그것뿐이다.

 

“상대가 어떤 사람이고 어떤 개인적 사정이 있고...그런 것은 나와 무관하고 전혀 알고 싶지 않아.  단지 그가 내 요구를 

거절했다는 그 사실에 화가 치밀어~”

 

자기애자는 대상에 대한 '전체 지각'을 못하고(관심 없고), 대상의 부정적 요소를 마음에 담아 견디며 소화해내는 능력이 

없어, 현실 대상관계에서의 고통스런 시행착오 경험들로부터 배움을 축적할 수 없다. 대상과의 관계에서 자신이 보고 싶

은 요소만 지각하고 이용하며, 불편한 요소는 반복해서 ‘부인’하기 때문에, 인생에 새로운 발전이 없고, ‘(내 바람과 무관

하게 움직이는) 현실’에 대한 가치감과 존중감도 없다. 

“나는 사람에 대해 아무 관심이 없어~.  그냥 관심 있는 척 할 뿐이야.”

“누가 내게 잘해주는 것조차 때로 부담스러워...나를 이용해 먹으려 드는 느낌이 들 뿐이야...누구도 믿을 수 없어 ~ ”

 

공격성의 투사로 인해 그/녀에게 외부대상은 신뢰해선 않 되는 잔인한 무엇으로 경험된다. 대상항상성(object 

constancy)이 결여되어 사랑스럽고 상호 만족스런 대상일지라도 부정적 느낌을 받으면 관계가 쉽게 파괴되고 만다. 

" 믿을 수 없는 이 세상에서, 영원히 좋은 관계란 없어~“

 

그는 자기보다 무섭게 느껴지는 대상에게 생존을 위해 굴복하는 척하거나, 힘 있고 공포를 초월한 느낌 주는 대상과 자신

을 동일시하기도 한다. 또한 거짓되고 냉소적인 의사소통을 사용하여, 관계하는 대상에 대해 방관자가 된다. 그로인해 오

랜 세월 만날지라도 관계의 '깊이'가 축적되지 않아, 불쾌한 자극이 주어지면 그 관계는 곧 해체된다.

 

초기 아동기 때 부모로부터 폭력을 목격하거나 당했기에, 어떠한 좋은 대상관계도 전적으로 수용하지 못하며, 선하고 착

한 것은 약하고 신뢰할 수 없다고 믿고 경멸한다. 

힘 있는 대상은 자기 생존에 필요하긴 하나 신뢰할 수는 없고, 가학적 존재로 여긴다. 

강력한 부모 대상에 의존해야만 했던 어릴 적 고통은 그의 내면에서 격노로 변형되어 표출되고, 이 세계는 공격성이 난무

하고 예측이 불가능한 곳으로 지각된다.

유아기에 각인되었던 그 불안한 환경(세상)과 치열하게 싸워 자신을 지키는 것이  평생 그/녀의 근본 심리-근본 과제로 

작동한다.

 

내면에 자리 잡은 유년기 ‘부정적 부모 표상’으로 인해, 어떤 대상을 만나도 진심으로 이상화하지 못하기  때문에, 좋은 

인격자와 정신분석가를 만나도 '정신성을 변화시키는' 깊은 도움을 받기 어렵다. 

"당신은 결코 내게 어떤 영향도 미칠 수 없어.  너는 내게 무익한 존재야.  누구도 감히 (존엄한) 나를 변화시킬 수 없어 ~"

" 너는 나와 아무 상관이 없어.  나는 너희 없어도, 얼마든 잘 살 수 있단 말이야 ~"


타인을 이상화 못함은 그/녀가 권위자에게 피학적으로 복종하지 않도록 막아주는 방어기능을 한다.  (2차이익)

 

그는 자기 자신을 이상화된 잔인한 폭군(전능통제 환상)과 동일시하고, 자신의 힘만이 유일하게 신뢰할 수 있는 것이라 

확신하며, 대상을 가학적으로 통제하는 것만이 약한 존재들의 반발에 대비하는 대안책이라 믿는다.

“믿을 수 있는 사람이 하나도 없어. 지금까지 만난 사람들에게 특별히 얻은 것이 단 하나도 없어~”

 

그/녀가 만난 많은 사람들이 그/녀를 위해 공들인 삶의 에너지들은, 그 대상으로부터 감당하기 싫은 부정적 자극을 받는 

어느 순간 홀연 모두 무가치한 것으로 평가절하 되어 흔적도 없이 기억에서 사라진다. 그리고 지적 합리화로 포장된 통제

되지 않는 잔인한 공격성과 상대를 모욕하는 언행이  우리에게 지각될 때면, 이미 그/녀가 쏟아낸 투사동일시 배설물에 

의해 뇌가 오염되고 조종되고 손상된다. 그로인해 악성자기애자로부터 우리 자신의 영혼을 지키기 쉽지 않아 진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 인격의 심리적 뿌리를 들여다보면, 그/녀는 부적절한 초기 대상(엄마) 관계(과잉충족/과잉좌

절), 혹은 이상적인 아버지상을 온전히 내면화하지 못한 피해자(부모의 희생양)에 불과하다. 그/녀 내면에는 불안정한 주

위 환경에 대해 불안해하고, 존중받지 못한 수치심에서 벗어나고자 안달하고 분노하는 '참을성 없는 모욕당한 아이'가 있

다!   

"불편해하는 이 마음을 제대로 달래주지 못하는 참 한심하고 경멸스런 새끼들아~"

 

자존감이 손상당할까봐 그 누구도 믿지 못하며,  진실 같은 거짓말로 타인을 집요하게 자신에게 봉사하는 도구로 만드는 

힘을 지닌 이 사람을 가까이 만나게 되면 어찌 대해야 하는가? 

화사한 미소 고상한 도덕언어와 진정성을 앞세우며, 탁월한 언변과 염력으로 타인의 정신을 지배 조종하는 그/녀를 만나

게 되는 순간, 그대의 인생은 어느덧 그대 것이 아닌,  주체성('자기감')이 몽롱해진 로봇 인형이 된다. 

 


[본 교육원 <강박신경증과 자기애인격> 과목에,  악성자기애인격 치료, 또는 자기애인격 대처에 유익한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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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5 -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