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강생 자료실

회원 각자가 지닌 '무의식-정신분석' 자료 (꿈해석, 예술작품,  신화, 실수, 증상, 병인, 치료법) 를  이곳에 올리면 서로의 정신 발달을 돕게 됩니다.  소중한 자료를 감상한 후 유익함이 느껴질 때  댓글 소통하면  무의식 탐색의 새로운 계기-계단이 됩니다. 

마침표 없는 편지

에덴동산에서 추방당한 거대한 자아는 어떤 잘못을 한 것인지 거울없는 방에 홀로 앉아 픽션을 쓴다

 

어머니 제가 태어났는데 왜 기뻐하지 않으시나요 어째서 저에게 이런 고통을 주시나요

제 마음 속에 자라나는 분노와 슬픔을 왜 버려두셨나요 제가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걸 아시면서 어째서 그리 일찍 떠나셨나요

어머니가 보고 싶습니다

어머니가 보고 싶습니다

(출생초기박탈, 내적대상, 죽음욕동, 반복강박)

 

엄마를 잃고 저는 내내 오빠와 살았을까요 오빠의 슬픈 눈빛에 고독한 목소리에 아파옵니다

(대상상실, 분리불안, 융합, 분열)

 

비극이 대물림되었습니다. 어린 영혼은 구천을 떠돌다 어느 노부부를 만나 환생했지요

어머니 제가 돌아왔습니다

가해자도 피해자도 사라진 현실에서 누구를 미워할 수도 원망 할 수도 없어 비통했습니다 이렇게 모두 지워버리면

저는요 저는요

(내사, 분열, 회귀, 동일시, 반복강박)

 

어머니 어째서 저는 안됩니까 여자라서 그렇습니까 맏이가 아니라서 그렇습니까 까막눈이라서 그렇습니까 아버지를 닮아서 그렇습니까

차라리 모두 사라져버렸으면 좋겠습니다

치욕스러운 고통을 잊으려면 그들 위에 군림해야 하는데 또 다른 나의 울음소리에 의미를 잃고 말았습니다 의미를 잃자 사랑은 송곳이 되어 심장을 찌릅니다

(편집분열자리, 거대자기-자아팽창, 파괴욕동, 우울감)

 

치욕 뒤에는 기필코 우울합니다  한 발짝도 나아가지 않습니다 아무리 애를 써도 내 눈길은 아래로 향합니다 

기억해주지 않는 이들을 불러 이름 짓는 일은 형벌입니다   

선은 마음껏 누벼보라 하는데 선은 죽음을 잊게 해 어제와 같은 고뇌가 오늘도 계속됩니다

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입니다 이름을 불러줍니다 호명된 이들은 사라지고

호명되지 못한 이들은 가라앉습니다 씹고 또 씹어 삼켜봅니다 이가 아프고 목구멍이 부어오를 뿐 소화되지 않습니다 이게 벌써 몇 번째인지 나는 진실을 말했고 이제 지쳤습니다

(우울자리, 욕망)

 

*  최근 3주 정도 어떤 정서에 갇혀 그냥 이대로 머물고 싶다는 욕구가 느껴졌습니다. 그러다가 2년 만에 『프로이트와의 대화』를 다시 읽기 시작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잊고 있었던 부분들이 다시 개념과 연결되며 제 안에 무언가가 정리되는 느낌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