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메이저리그에서 야구장을 청소하는 월급쟁이 청소부입니다. 언젠가 그곳에서 경기할 날을 꿈꾸고 있지요. 내가 청소하는 관람석은 둘로 나뉘어져 있어요. 한쪽은 메이저 리거를 꿈꾸는 관중으로 가득하고 한쪽은 텅 빈 채 먼지와 부스러기만 흩어져 있지요. 문득 흩어져있는 먼지와 부스러기가 지저분하게 느껴졌습니다. 충실한 나는 이들에게 물을 붓고 말았어요. 그러고 나서 곧 후회했지요. 야구장이 젖으면 경기를 할 수 없거든요. 관중과 이물질의 경계에는 한 때 쓸모 있었던 검은 바지가 젖은 채 버려져있어요. 나는 젖은 바지에게 미안합니다. 한편 나는 두려웠어요. 미국 야구장 관람료는 10만원도 넘었거든요. 청소부인 내 월급으로는 그들의 관람료를 보상할 수 없어요. 때마침 비가 내려 다행이었습니다. 내 실수가 감춰질 테니까요. 하지만 이내 떠오르는 태양이 더 반가웠습니다. 다시 경기가 시작될 테니까요. 저 멀리 팔랑팔랑 나비 떼가 몰려옵니다. 고마운 나비 떼는 홀로 버려진 검은 바지를 눈부시게 따스하게 그렇게 감싸 안았습니다.
청소부의 일기
미국 야구장은 초록별입니다
관람석은 관중과 이물질로 나뉘었지요
흩어진 먼지와 부스러기는
청소부의 시선을 끌어요
물을 붓고 말았어요
젖은 야구장에서는 경기를 하지 못할 텐데요
옆모습만 보여주는 젖지 않은 관중들
경계에 버려진 검은 바지가 젖어옵니다
아직 경기가 끝나지 않았습니다
젖은 야구장에서는 경기를 하지 못해요
때마침 내리는 비가 다행이었다가
떠오르는 햇살이 반가웠습니다
꽃잎 바람이 불어옵니다
팔랑팔랑 나비 떼가
검은 바지를 감싸 안습니다
눈이 부시게
<스토리텔링>
나는 메이저리그에서 야구장을 청소하는 월급쟁이 청소부입니다. 언젠가 그곳에서 경기할 날을 꿈꾸고 있지요. 내가 청소하는 관람석은 둘로 나뉘어져 있어요. 한쪽은 메이저 리거를 꿈꾸는 관중으로 가득하고 한쪽은 텅 빈 채 먼지와 부스러기만 흩어져 있지요. 문득 흩어져있는 먼지와 부스러기가 지저분하게 느껴졌습니다. 충실한 나는 이들에게 물을 붓고 말았어요. 그러고 나서 곧 후회했지요. 야구장이 젖으면 경기를 할 수 없거든요. 관중과 이물질의 경계에는 한 때 쓸모 있었던 검은 바지가 젖은 채 버려져있어요. 나는 젖은 바지에게 미안합니다. 한편 나는 두려웠어요. 미국 야구장 관람료는 10만원도 넘었거든요. 청소부인 내 월급으로는 그들의 관람료를 보상할 수 없어요. 때마침 비가 내려 다행이었습니다. 내 실수가 감춰질 테니까요. 하지만 이내 떠오르는 태양이 더 반가웠습니다. 다시 경기가 시작될 테니까요. 저 멀리 팔랑팔랑 나비 떼가 몰려옵니다. 고마운 나비 떼는 홀로 버려진 검은 바지를 눈부시게 따스하게 그렇게 감싸 안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