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훈습반 수강 후기

쿠키
2021-12-22
조회수 328

 

  20년도 1학기, 처음 ‘꿈 해석입문반’에 입학했던 날을 기억한다. 정신분석학회 학술대회에서, 그리고 유튜브에서만 뵙던 교수님에게서 직접 강의를 들을 기회를 얻게 된 것이다. 대부분 얕은 수준의 독학 공부만 이어오던 나에게, 교수님의 강의는 충격적이었다. 교수님께서는 어려운 용어와 말씀을 잘 쓰지 않으셨다. 소화된 언어와 노하우로 강의하시는 이창재 교수님의 강의는 쉽게 와닿고 깊은 울림이 있다. “아! 학문이 아닌 실천으로서의 정신분석이 이런 거구나!”

 

  꿈 해석반 정규과정을 2년 동안 학습하며, 수많은 꿈 해석 발표과제를 해냈다. 도반과도 같은 꿈 해석반 동료 선생님들과 함께 과제를 나누고 토론하고, 교수님께 코멘트를 받았다. 특히 나의 꿈에 대한 교수님의 코멘트는 한마디 한마디 정곡을 찔렀다. 이러한 집단 꿈 분석과 해석은 저항에 가로막혀 헤매던 자기분석에 한 줄기 빛이 되었다. 또한 나의 꿈이 아닌 타인의 꿈을 해석하는 과정은 타인을 이해하는 데 매우 큰 도움이 되었다. 한 사람의 심층적인 무의식을 탐험한다는 것은, 매우 신비롭고 경이로운 일이었다. 이런 독특하고 파격적인 강의를 어디서 또 들을 수 있을까?

 

처음 1년간 나는 마음이 급했다. 내 무의식이 궁금했고 내가 누구인지 궁금했다. 하지만 교수님께서는 감사하게도 조급한 나의 마음을 알아주시고 페이스를 조절해주셨다. 그래서 나는 2년 동안 본 강의를 통해, 서두르지 않고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는 법을 배울 수 있었다. 나는 모든 것이 한 번에 해결되는 마술을 바라지 않게 되었고,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착실하고 성실하게 준비하는 사람이 되었다.

 

  코로나로 인해 현재 한국에서는 온라인강의의 비중이 높아졌다. 이런 상황 속에서 소수 모임 오프라인 강의를 들을 수 있다는 것은 큰 축복이었다. 특히 오프라인 강의에서는 교수님의 어조, 눈빛, 말투, 숨소리, 표정, 제스쳐, 침묵 등을 생생히 경험을 할 수 있고 배울 수 있었다. 더불어, 함께 테이블에 앉아 공부하시는 선생님들의 여러 가지 언어적, 비언어적 소통들은 현장의 분위기를 더욱 뜨겁게 달궜다. 이런 귀한 시간이 내 평생에 두 번 다시 올 수 있을까? 정말 소중한 시간이었다.


  정신분석은 스승으로부터 직접 전수 받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한다. 프로이드 연구소의 꿈 해석반의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은 도제식 강의의 정수였다. 열정이 넘치시는 교수님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 열정에 힘입어 교육생들도 더욱 활짝 마음을 열고 강의에 임할 수 있었다. 나는 본 강의를 통해 수많은 정신분석의 지식과 지혜와 노하우를 배웠고, 나 자신에 대해 깊이 생각해볼 수 있었다. 하지만 종강을 하고 나니 지난 시간이 조금은 그립다. 그래서 나는 내가 이곳에서 배운 지식이나 지혜와 더불어, 함께했던 이 경험 자체를 오래도록 간직하고 싶다. 훌륭한 교수님, 훌륭한 강의, 훌륭한 동료 선생님, 이 모든 것이 조화롭게 어우러졌던 그 시간을 영원히 간직하고 싶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