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이트 입문 수강 후기

별빛
2023-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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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을 듣기 전, ‘심연의 빛’ 책에 엄청나게 빠져들었다. 어려서부터 꿈을 꿔왔고, 그래서 심리학을 공부하여 상담자의 길로 들어섰다. 아무리 많은 치료이론을 공부하지만, 대체로 기법 위주이고 본질적으로 사람을 이해하는 데 한계가 있음을 느껴왔다. 이해하기 어려운 내담자를 만날 때면 얼마나 더 어떻게 공부를 해야 하는 지 막막했다. 


상담자로서 정신분석은 가장 첫 기억이자, 한 편으로는 잊혀진(잊고 싶은?) 기억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수 많은 새로운 근거기반 중심의 치료 이론들 속에서 영향력이 줄어들어가는 느낌마저 든다. 그런 내가 처음으로 심리학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인 어린시절 ‘꿈’에 대해 정복해보고 싶은 마음이 나의 내면 깊은 곳을 바라볼 때 올라왔다. 다시 깨어난 무의식의 힘은 정말이지 강렬했다. 바쁜 와중에도 ‘심연의 빛’을 완독했고, 부족한 시간을 쪼개어 수업을 들었다. 이렇게 프로이트 입문부터 차근차근 수강하기로 마음을 먹었던 것은 상담자로서의 성장, 나 개인의 성장에 다른 국면을 이끌었다. 


수업을 들으면서 정말 궁금하고 이해되지 않았던 내담자들이 자연스레 떠올랐다. 성과 관련된 억압이 강한 내담자, 이성에 관심이 없는 내담자, 본인의 성과는 다른 외모와 복장을 추구하는 내담자, 이성을 불편해하는 내담자 등… 그 모든 것의 뿌리와 그 시기의 경험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본인도 자각하지 못하고 상담자 역시 들여다볼 생각조차, 혹은 가설을 가지고 있지 조차 않은 부분에 이 사람의 중요한 욕동이 좌절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한 책에서도 언급하신 ‘두 번 꽃 피우는 시기’의 개념은 상담자임에도 정말 새로운 개념이었다. 사춘기 자녀 문제로 상담 오시는 분들의 아이들, 그 유년기 시기를 깊이 들여다본 적이 없었는데 정말 알면 알수록 7세이전의 시기의 잔재와 그것을 해결하고자 하는 욕구가 강한 압력과 함께 표출되는 시기이고, 제 3의 대상을 통해 성장할 수 있는 시기라는 것을 새롭게 알게 되었다. 


나 자신이 절대적 의존기의 분리의 경험이 트라우마가 되어 불안으로 힘들게 살아왔는데, 어떻게 현재 이렇게 기능하고 살 수 있었을까?에 대한 해답도 알게 되었다. 학령기 내내 좋은 선생님들의 경험이 꾸준히 있었고, 특히 사춘기 가장 힘든 시기에 정신적인 성장에 깊은 영향을 줄 만한 대상이 밀접하게 존재하였다는 것. 그것이 나의 정신성의 성장에 크나큰 기여를 했고, 얼마나 큰 축복이며 행운인지 깨닫게 되었다. 


어린아이들을 키우는 부모로서 이러한 수업을 들은 것은 얼마나 감사한지, 아이들을 바라보는 시선에 불안이 줄어들고 따뜻한 미소로 바라봐 주는 엄마가 되어갈 수 있었다. 이 수업을 통해 새로운 문으로 들어선 것 같다. - 나 자신의 삶을 이해하는 것, 자녀들의 성장을 바라보고 이해하는 것, 상담자로서 내담자의 모습과 고통을 읽어내는 것. 


이창재 선생님의 열정적인 강의와 아낌없이 주시는 노하우에 진심으로 감사드리는 마음이고, 아직 충분히 소화하지 못한 부분들도 하나씩 내 것으로 소화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