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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부터 '꿈해석상담사. 꿈해석교육전문가' 수련 과정을 통과해 '정신분석 영혼'을 빛내줄 본 교육원의 미래 부원장님을 초빙합니다.

소임 마치고 2021년 은퇴한 김은옥 선생님의
부모교육 칼럼

경계선 인격장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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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부모 관계에서 형제, 친구, 연인, 선후배, 동료, 이웃 관계에서 사랑에 빠졌다가 결국 파괴적 관계로 전락하며 반복하는 방식을 오랫동안 집중해서 보았습니다. 실제로 각자 마음에 상처를 품은 채 기대로 관계를 시작하여 종국에는 좋은 매듭을 맺지 못하는 상황이지요. 부정적인 관계에 반응하는 방식인 개인의 나르시시즘이나 어린 시절 가족 관계 안에서 형성한 경험은 매사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관계하는 모든 대상을 선택하는 방식부터 관계가 시작되었을 때의 관계 방향까지 좌지우지합니다. 

 

경계선 성격을 지닌 사람의 강렬한 자기파괴 충동은 주변 사람들에게 드러내고픈 강한 내면의 욕구일 때가 많습니다. 과장으로 과시하는 히스테리성 성격장애가 저변에 있어요. 하지만 주변 사람에게 관심을 받기 위한 ‘쇼’라고 치부하기엔 사실과 거리가 좀 있죠. 자기파괴 충동이 강력해서입니다. 특히 성격장애가 여러 가지 중복되면 자기파괴 충동이 격렬해서 단순한 우울이나 무기력이 아니기에 이들을 돕거나 대처하는데 어려움이 있지요. 사도세자의 자기 파괴적인 행동은 단지 연극이 아니라 망설임증상이었는데, 여기서 망설임이란 한 발짝씩 죽음에 다가선다는 의미에요. 이들에게 살아간다는 것은 선택이 아닌 간신히 연명한다는 뜻이거든요. (언제 행운이, 운명이 끝날지 언제 죽을지 알 수 없다는 거요.)

 

그래서 이들에게 산다는 사실은 무의미해요. 그 이유는 이미 경험한 ‘자기 부정상태’가 심해서 그래요. 이러한 자기부정은 도움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마비나 증오, 여러 중독으로 드러나요. (침울해지지 않으려고 자기를 잊게 하는 자극제) 특히 경계선 성격장애를 지닌 사람은 자신을 경멸하며 싫어해요. 자기부정 상태는 무절제한 성, 인명 경시의 행동, 위법행위로 드러나는데요. 자신을 가치 없는 존재라고 느끼기 때문에 가볍게 행동하고 앞뒤 없이 무책임하게 행동하는 것입니다. 이런 강한 자기부정은 천성적인 것이 아니라 살아오는 동안 자라난 것들입니다. 이런 자기부정은 부모 관계 때문이에요. 경계선자는 예외 없이 평생 나이에 맞지 않게 부모에게 집착하는데요. 효녀, 효자 노릇을 하며 강렬한 애증 관계로 싸우며 지냅니다. 부모의 애정과 보호로 성장한 사람은 나이가 들면 부모를 떠나 정신적, 사회적으로 완전히 자립을 해요. 성장하며서 부모 존재의 중요성이 점점 퇴색되어 마음이나 현실속에서 부모가 차지하는 비중이 매년 작아지는 것이 자연스런 성장의 결과에요.

 

그러나 어떤 사정이나 이유로 부모의 적절한 정도의 애정이나 보호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단순히 부모의 부재가 아니라 필요한 시기에 적절한 애정을 받았느냐의 문제) 자녀는 부모를 순조롭게 떠나지 못하고 부모에게 집착하게 됩니다. 물론 정확히 엄마죠. 엄마에게 매달려 살아요. 이와 비슷하게 배우자에 대한 불만, 조바심은 아이가 자라는데 필요한 헌신을 어렵게 하지요. 자신을 별로 사랑해주지 않았던 엄마, 늘 아버지와 싸우고 우는 엄마, 자신의 고통 때문에 아이의 기분보다는 자기 기분을 우선시하는 자신감이 없는 나약한 엄마와 하루종일 같이 있게 되면 아이는 안정되지 못해요. 자신의 일이나 자기생각에만 빠져 있는 엄마를 경험한 아이가 가진 가혹한 심리상태는 외양만 보아서는 알 수가 없어요. 필요한 시기에 엄마의 애정이 충분하지 않으면 그 단계가 언제까지고 지속됩니다. 성격장애는 부모에게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공통점이 있어요.


주변에 경계선 성격장애를 지닌 사람이 있다면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할, 이들을 대하는 중요한 태도가 있어요. 정상적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노력으로 우선, 한결같아야 해요. 경계선 성격을 지닌 사람은 자기 기분도 그러하지만 주변 사람의 태도나 상태에 따라서 기분이 변화되기 쉽기때문에 (압도당하죠.) 특히 상대와 같이 웃고 울며, 동정하거나 상대방의 기분에 맞추다보면 삽시간에 다른 사람의 상황에 휘말리고 말아요. 자신의 기분이나 상대방의 기분이 좋으면 자신이 상대라 멋지다고 느끼고, 그렇지않으면 최악이 되어 분노를 터뜨리며 비난하며 행동을 망가트립니다. 그래서 이들을 대할 때 좋을 때나 나쁠 때나 가능한 일관된 태도를 취해야 해요.

 

이들은 단숨에 강한 거부반응이나 정서 불안을 불러일으키거든요. 기분이 나쁘면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불쾌한 생각이나 고통을 맛보면 무해했던 존재가 이물질로 인식되어 거부반응이 세게 일어나 관계를 헤치우듯이 정리해버려요. 좋아하던 사람이 어느 순간부터 다가오는 것만으로 소림 끼칠 정도로 끔찍하게 느껴요. 과잉반응이지만 멈춰지지 않아요. 경계선자의 기분에 장단을 맞추지 않고, 냉정한 관점에서 말을 하고, 좋으나 싫으나 한결같이 대해야 관계가 오래 유지됩니다. 이들의 이야기를 경계 없이 장시간 듣고 곤란할 때마다 힘이 되겠다고 말하다가는 작은 일이라도 “내가 해결해줄게”나서면 많은 것을 책임져야 해요. 이들의 의존성과 요구가 높아지면 녹초가 되어 외면하거나 포기하고 싶어져요. 일관된 변함없는 관계를 유지하는 사람만이 이들과 오래 관계를 해나가는데요. 쉽지 않습니다. 또한 쉽게 가까워지지 않는 사람에게 불안이 일어나다가 증오로 치닿기도 합니다. 이들의 불행한 인간관이 세서 치료자도 예외가 아니에요.

 

경계선 성격장애를 도와주는 게 매우, 아주 힘든 까닭은(끝이 안 좋은 이유는) 단순한 원조로 끝나지 않고 원조가 원조를 불러들이는 악순환이 계속 일어나기때문에 좋은 끝맺음이 어려워요. (이들의 나에게 해준 게 뭐가 있다고? 애정을 지나치게 갈망하는 애정결핍에 시달리는 말을 끊임없이 하니까요.) 공멸하자는 이러한 성질을 미리 파악해 둘 필요가 있어요. 좌절을 하면 자신과 다른 타인을 이물질로 여겨 대상를 철저히 거부하며 대립하거나 공격하며 제거하는 데 에너지를 씁니다. 중요한 것은 상냥함이나 애정에도 한계가 있다는 것을 알려야 해요. 끊임없는 애정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경계 없는 의존은 공생관계에서만 가능한데 경계 없는 의존은 장애를 반드시 강화시켜요.) 그래서 두 번 째로 중요한 것은 ‘어디까지 가능하고 그 이상은 정확하게 도울 수 없다고’ 분명히 한계를 알려야 합니다. 가르쳐주어야 합니다.  타인이 애정 결핍을 채워주거나 어려운 일을 도와준다고 해서 극복이 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변하고 성장해야 가능한 일이라고요.

 

경계선자는 일단 친해지면 자기 전부를 드러내기 시작하는데요.(감정적으로 관심을 끌기 위해서 세게 말을 하지요.) 성격장애 증후는 자신의 상처나 치부를 지나치게 빨리 강하게 드러내기 시작해요. 보통의 건강한 사람은 가까워도 사적인 세계, 비밀이 있습니다. 부끄럽고, 창피하고, 조심스러운 말이 경계선자는 여과 없이 과장해서 드러내야 하는 일입니다. 그래서 이들에게 동조하다보면 건강한 사람도 불안정해지거나 압도당해 멍해져 냉정해지기가 쉽지 않아요. 종일 그 사람이나 그 사람의 스트레스를 생각하며 에너지가 방전됩니다.

 

세 번째는 수용이나 공감과 다른 “가엽다. 불쌍하다”라고 인식하는 순간에 감정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됩니다. 이때 애정이나 보호를 아끼지 않는 엄마 역할의 함정에 빠집니다. 가능한 것과 불가능한 것, 상식과 그렇지 않은 것의 기준이 모호해집니다. 사실 이때 요구되는 것이 아버지적 대응입니다. 수용이나 공감을 할 때도 과도하게 반응하지 않고, 수긍 정도로 하는 것이 좋습니다. 즉 임기응변식의 대처가 아닌 현실적인 문제로 관점을 두는 것입니다. 과거를 이야기할 때도 현재와 미래로 이어질 수 있도록 일관되게 대응해야 합니다. (넓은 시야로 느긋하게 지켜봐야 개선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경계선자는 늘 자기기분대로만 당장의 기분에 따라 대응해서 파국을 만들기에 그렇습니다. 기준을 정해놓고 그 테두리안에서 접촉해야만 바람직한 행동을 하게 할 수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경계선자의 두드러진 특징 중의 하나인 극단적 행동에 대처하는 방법입니다. 애정이나 관심을 끌기 위해 또는 자신이 의도한 대로 상대방을 움직이기 위해 하는 심리적 충동에 대해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를 말하는 것입니다. 과장된 말과 행동, 거짓말, 폭언이나 폭력, 비난이나 비판, 남을 속이는 행동, 착취, 연극, 사기, 자해나 자살시도를 제한해야 합니다. 제한은 안되는 행동에 다짐을 받고, 또다시 그런 행동을 했을 때의 조치를 분명히 해두는 것이지요. 이들에게 완충지대가 없으니 유해한 행동을 막는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저는 상담자이니까 이들에게 부정적인 행동을 제한하면서 가르치는 상식이 있습니다. 첫 번째로 무엇이든 좋은 점도 있고 나쁜 점도 있다는 것이고,(사람을 헷갈리게 한다고 싫어합니다만 완전한 선도 완전한 악도 없다고요. 인생에서 일어나는 일은 모두 일장일단이 있고, 상황에 따라 유리해도 불리하게도 작용한다고요. 한쪽으로 규정하면 환경이 바뀌면 위협당한다고 알려줍니다.) 인생은 뜻대로 될 때도 있지만 예상 밖으로 전개되는 일도 있다고 알려줍니다. 그리고 흑과 백 사이에는 무수한 중간 단계가 있음을 알려줍니다. 완벽한 상태보다도 중간상태에서 안정적이고 우수해질 수 있고, 충격에도 잘 버틸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입니다. 실제로 알고 있지만 그렇게 하면 어려운 일이 일어날 것 같아서 극단적인 생각에 압도당하는 게 사람이라고 말해주는 것입니다. 인내심을 갖고 반복해서 병랑끝으로 자신을 몰아세우는 부정적인 자기 경향을 인식할 수 있게 도우면 극단적인 사고가 수정됩니다. 물론 이 말이 도움되는 평범한 말로 들리는 데는 오년이상 걸립니다.

 

또한 상식과 사람 사이의 규칙을(매너) 고유할 수 있느냐가 중요한데요.(가치를 중시여기는 사람은 사회상식을 무시하는 사람에게 강한 거부감을 느껴요.) 내면에 상식이나 규칙이 없으면 자신의 기대가 어긋나면 상대를 저버리죠. 좋은 뜻으로 말한 행동한 사람의 기대를 비난하면서 서로 호흡 맞추기가 힘들어 그 스트레스로 결국 액팅 아웃을 합니다. 하지만 사람과의 관계능력도 훈련으로 키울 수가 있습니다. 멋지고 화려한 관계를 맺기보다 안전하게 오래갈 수 있는 관계를 소중히 여기고, 중요하게 여기도록 교육을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남의 힘을 빌려서 힘든 고통이나 발달 장애를 극복할 수 없다고 알려줍니다. 이들은 타인에게 알게 모르게 실망할 때 좌절할 때 파괴적인 행동을 하니까요. 스스로 극복 의지가 있어야만 하지요. 자신의 불행과 행복을 타인에게 의지하는 한 불안정할 수밖에 없다고 합니다. 아무리 건강한 사람도 늘 같은 기분이나 컨디션이 좋을 수만 없다고요. 문제해결을 타인에게 맡기면 만족스럽지도 못하고, 그 사람이 떠날지 모른다는 불안에 떨게 되니까요. 부모라도 타인에게 과잉 의지하는 한 자신의 지탱하는 힘이 약해진다고요.

 

사실 경계선자가 이물질을 제거하는 것처럼 타인을 배제시키는 것은(부정적인 생각) ‘자기이기’ 위한 행동인데요. 자신도 모르게 자기답지 않은 것에 몰두하거나 자신답지 않은 방식에 매몰되지 않기 위해서 하는 거부행위입니다. 이들은 정체감이 약해서 함께 해도 되는 사람인지, 깊이 관계할 만한 사람인지 잘 파악을 못하는데, 특정인에게 불신감이나 위화감을 갖기 시작했을 때 마음속에서 자신에 대해 어떤 경고를 하는 것입니다. 그냥 거부하라는 신호가 아니죠. 실수나 악몽이 스스로 길을 잘못 들지 않도록 자신을 이끌어 준다는 것을 모릅니다. 꿈은 남에 대한 이야기 아니잖아요. 자신의 생활 방식이나 가치관 같은 근본적인 문제로 갈등하는 경우에 소중하게 여기던 사람에게(환경) 거부반응을 하기에 꿈이 알려주는 것입니다. 발달하지 못하고 현재까지 피했던 자신의 근본 문제와 마주하라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나 부정적일 때 남의 탓으로 돌리지 않도록 지도합니다. 실패나 좌절에 대한 스트레스를 견디는 것이 얼마나 자아발달에 있어서 얼마나 중요한지 강조합니다. 예를 들면 외롭게 느껴져도 남을 통해서 그 외로움이 다 해결되지 않고, 욕구불만이 있어도 당장, 다 해소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합니다. 사람은 자신의 고통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서 변화와 힘이 생긴다고 알려줍니다. 또한 괴로울 때는 거부하고 싸우기보다 주변 사람에게 도움을 구하는 편이 좋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아무리 싫어도 사람 관계를 단박에 끝내지 않는 것도요. 자기 주변에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있고, 타인과의 관계가 좋으면 좋은 대로 불편하면 불편한 대로 유지가 되는 것은 그 사람의 성격장애가 치유되고 있다고 봐요. 신뢰하는 특정 존재와의 사이에 형성된 애착은 오랜 시간 타인과 친밀하고 원만한 관계를 맺는 큰 도움을 줍니다. 관계가 유지되는 동안 많은 파괴적 충동이 억제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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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5 -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