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교육 칼럼

남에게 맡겨버린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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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에게 맡겨버린 마음

오랫동안 상담을 해오면서 치료대상들의 '엄마'에게 초집중을 해왔는데요. 부모교육뿐만아니라 자녀와 엄마중 상담을 선택해야한다면 고민없이 엄마부터 시작했어요. 특히 유아부터 청년까지 자신의 엄마에게 아무것도 아닌 존재로 상처를 받아 생긴 깊은 불신에서 놓여나기위해 여러가지 증상으로 고통을 호소하는 아이들의 곁에 있었지요. 


상담을 통해 오랜시간 아이들은 자신이 아무것도 아닌 존재가 아니었다는 것을 확인받으며 안심을 하곤합니다. 엊그제 상담을 6년동안이나 받고 있는 아이가 죽고싶다는 말로 상담을 시작했어요. 하지만 상담 십여분만에 제눈과 표정에서 자기존재감을 확인하면서 편안해졌지요. 이 아이에게 있어서 '죽고 싶다는말'은 현실에 발을 붙이고 있기위한 통과의례같은 행위입니다.


여느때처럼 상담에와서 늘 죽고싶다고 말하는 아이인데요. 정서문제를 지닌 아이들과 달리 오랜시간에 걸쳐 만성화된 상처가 수정되거나 회복되지않는 심각한 내담자들이 있습니다. 이런 아이들에게 강력한 치료제는 엄마인데, 엄마가 그러한 역할을 해줄 마음의 (정신적)여유가 없어서 매번 이런 리츄얼을 하는 것입니다. 정신증적인 성격을 지닌채 청소년기부터 십여년 넘게 자신의 마음에 주목해주지않는 부모와 자신을 돕는다고 나선이들과 관계가 형성되지않았었는데, 몇년전부터 저와 인연이되어 안전기지가 되어주고 있습니다. 성인뿐만아니라 어린아이까지도 상담을 강제로 오는 경우는 없습니다. 상담은 자발적으로 원해서 즐겁게 오는 것입니다.


정신증적 성격구조를 지니거나 성격장애요소가 큰 약한 아이들이(성인이라할지라도) 자신에게 제대로 주목하지않는 사람에게 끌리지 않는것은 자연스러운 반응인데요. 여러상담자든, 정신과의사선생님들을 거쳐도 자신과 맞는 치료자를 못찾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내담자들중에는 치료기관을 서너곳 거쳐오기도 해요.


또한 문제행동으로 엄마가 절실하게 필요한 순간 전문가에게 치료를 맡기고 (심지어 상담공부를 직접 배우면서까지) 정작 자기아이에게는 집중을 못하는 엄마가 있어요. 오히려 엄마의 따뜻한 눈길과 마음을 받았다면(교감) 아픈곳이 사라졌을 아이들이지요. 성격장애요소가 높은 아이들을 도울때 고난이도의 치료법보다 오히려 아이에대한 자연스러운 상식적인 반응이 효과적일때가 더  많습니다.


성격장애요소가 큰 아이들은 죽음충동이 일상에 가깝거든요.(순간에 내몰리지만) 헌데 죽고싶다는 말은 자살직전의 말이 아닙니다. 힘든 자기상태를 알아달라는 말입니다. 절실하게 원하는바가 있는거죠. 때론 비합리적이고 모순적인 가정환경에서 일어나는 건강한 표현일 때도 있습니다. 부모에게 죽고싶다는 고충을 표현했는데도 아무런관심을 받지못하고 방치되고 외면을 당한게 습관이 되어버린것입니다.


고통을 당한 아이에게 눈을 맞추고 그 마음이 어떤 마음인지 선입견없이 피하지않고 물어봐주는데요. 자신의 존재감을 알아줬으면 하는 바람에 기진맥진한 아이들에겐 이해하는 만큼 알아주고 공감해주는 것은 큰힘이 됩니다. 누군가에게 심각한 고통을 드러냈을때 그 마음과 상황에대해서 물어봐주고 공감해준다면 위로나 치료가 시작되는 것입니다. 나에게 집중해주고 내 마음을 궁금해하는 사람이 존재하는 그자체가 치유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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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5 -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