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교육 칼럼

분노조절이 안되는 '어른 아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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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 조절이 안되는 '어른 아이 ' 


 정신성이 최초 형성되는 시기의 아이는 부모의 분노 조절하는 모습을 보고 부모의 특성과 정신 기능을 내면에 흡수하면서 자랍니다.  반면에 분노 조절 못하는 부모의 격한 싸움 모습을 보게 된 아이는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깊은 충격을 받게 됩니다. 그리고 충격 받은 그 감정을 스스로 소화 못해 고통스러워 할 때 부모가 그걸 방치하면 그 감정과 분노 조절 못하던 부모 형상이 그 상태 그대로 무의식 깊은 곳에 자리 잡게 됩니다.  그러면 그 아이는 자라서 어찌 될까요?  그 사람은 현실 판단에 의한 합리적 분노가 아니라, (마치 어린 시절 그때 그 부모처럼) 충동적으로 화를 쏟아내면서 가까운 대상에게 상처를 주며 지내게 됩니다. 


물론 현실에서 화가 나는 타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화를 내는 강도가 보통 사람과 다릅니다. 평소에는 유쾌하고 유순한데, 어느 순간 극심하게 감정 조절 안되는 인격의 잠재된 무엇이 불쑥 표출되곤 합니다. 사소하지만 언짢은 자극으로 속 감정이 건드려지면 그걸 참아내거나 조절하지 못한 채, 격한 감정이 속에서 치솟아 마구 분출되는 것입니다. 


사람은 인간관계에서 이러저런 정서적 자극을 받기 마련인데요. 분노 조절 못한 채 격하게 싸우는 부모 모습을 아이 때 내면화한 그 '어른 아이'는 내면 속 그 놀랬던 화 감정에 오랜 기간 익숙해져, 정신 감정이 어느순간 휙 돌변하는 상태가 쉽게 나아지지 않습니다. 


이 세상에 상처 없는 사람은 없습니다. 하지만 남보다 유별나게 감정적 고통을 떠 앉은 채 지내는 개인들이 종종 있습니다. 실제 가정사로 인한 상처의 고통은 상상을 초월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랜 기간 상담을 해오면서  가족 안에서 일어난 오래전 사건 충격이 온전히 공감 받거나 소화되지 못한 채 무의식에 숨겨져, 각자 원인도 모른 채 그 무거운 짐을 오롯이 짊어지다 황당하게 꼬여진 인생 파노라마를 참 많이 목격하게 됩니다. 


고통과 분노를 외부로 표현하는 말이나 행동이 다 문제 행동은 아닙니다. 그런게 그것이 현실에 부조화 되고 과격해 타인에게 큰 상처를 줄 때  (성격의) 병리적 행동 스펙트럼을 주목해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개인이 경계선 성격구조를 지니면 버림받는 공포가(혼자 남겨지는 단절, 소외감, 외로움, 고립감이) 느껴질 때 내면에 잠재된 그 격한 분노가 치솟게 됩니다. 자기애성격 구조를 지녔으면 거부 당하거나 무시 당해 자기 이미지가 실추되었다고 (모욕 받아서 자기가 깨졌다고 느낄 때, 나만 손해 봐서 억울하다. 반영이 없다. 내게 맞추지 않는다. 찬사가 없다. 내게 지적질 한다. 기대보다 부족하다. 내 것을 빼앗는다. 피해준다..) 여겨지는 순간 이성을 잃습니다.


사람은 어릴 적부터 나이가 들어가면서 감정조절 기능을 하나씩 습득해가며. 생각과 행동, 감정과 욕구를 나이에 맞게 적절히 조절하게 됩니다. 그런 과정을 통해 초등학교 때보다 중고등학생 때 그리고 대학생 그리고 성인이 되면 더 많은 감정 조절을 감당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자기 또래와 티격태격하는 불편 경험과 시행착오를 겪어가면서 나이에 맞게 감정조절을 배우는 각각의 중요한 시기를 놓치게 되면,  감정 조절하는 정신기능이말의지대로 되지 않아 현실에서 여러모로 낭패를 보게 됩니다. 인격의 어떤 측면이 '어릴 때 충격 받고 소화 못한 무의식의 감정들' 때문에, 자라지 못한 것이지요.  그런 사람은 십대를 지나 이삼십대가 되면 자기 또래에 비해 감정조절 능력이 확연히 떨어집니다. 즉 감정조절 측면에서 자기 나이 기준보다 어린 것입니다. 


정서 조절 능력이 발달하지 못하면 몸이 커지고 나이가 많아질수록 문제 행동이 더 심각해 집니다. 사회적 관계와 인식 능력이 부족한 상태에서 울분 때문에 거친 행동이 나올 때, 아이가 느꼈던 갈등 감정을 문제 해결하게 차분히 가르쳐주고 길들여 주는 누군가의 관리가 필요합니다.  중요 대상에게 제대로 개입을 받아본 경험이 없으니까요. 그래서 상담치료에서 문제 행동에 대한 공감 해석과 훈육의 도움을 오랜 시간 받아야 하고 필요하다면 약물치료도 병행해야 합니다.


나이에 걸맞는 감정조절이 안되면 언제나 어린아이같이 덜 자란 인격부분 때문에 현실에서 계속 문제를 일으키게 됩니다. 치료를 제대로 끝까지 안 받으면 성인기 내내 다양한 형태의 감정조절 어려움을 반복합니다. 어릴 때 뿌리가 내면에 그대로 남은 채 나이가 들면 증들들이 나이에 따라 다르게 표출되곤 합니다.  


일차적으로 공부, 일, 관계에서 부적응 문제가 발생합니다. 주기적으로 폭발을 해서 노력해 쌓아온 기회와 신뢰감을 한순간에 잃기도 하고, 엉뚱한 실수로 평가절하되기도 합니다. 사회규칙이 내면화되지 않아 남이 안 하는 실수를 반복하고, 종합적으로 인지하고 배우는 것이 어려워 공부나 일에서 향상되지 못합니다. 잘하다 가도 결국 자기 결점으로  문제상황에 처하게 되는 것입니다.


감정조절이 부족한 면은 나이에 따라 다양한 증상으로 발현됩니다. 언제나 덜 자란 인격부분이 문제를 악화시키는 것이지요. 자기조절과 억제해야 할 것을 억제해내는 능력을 기르고 배워 나가야 하는데 쉽지가 않습니다. 


인격의 어떤 부분이 분열되어, 자아가 그 부분을 통합하기 힘들어 자신의 어린 인격이 자라지 못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사소한 자극으로 섭섭함이 건드려질 때 마치 거대한 수치를 당한 양 돌연 '진노'를 하는 것이지요. 어릴 적 엄마가 자기에 대해 무심하게 외면했거나 자기 마음을 너무나 몰라주었던 그 때 그 '화'가 망각된 어둠 속에서 솟구치는 것입니다. 


엄마로 인해 마음속 빈 구석을 채우지 못한 채  말로 표현조차 못한 허전함과 섭섭한 마음이 크게 있었던 것입니다. 민감하고 필요한 순간에 엄마가 어떤 이유로 곁에 없었던 것이기도 하고요.(한 공간에 있어도 소통이 없어 외로웠을 수도요.) 그 때 그 감정들로 인해, 성장한 후에 누군가에게 거부나 거절당한다고 느낄 때마다 걷잡을 수 없는 분노가 차올랐던 것이지요.  청소년 자식에게 그런 언행이 솟구칠 때, "네가 정말 힘들었구나. 그런데 엄마가 몰라서 서운했겠다." 라는 부모의 각성이 필요합니다.  


감정조절 못하는 행동이 돌출 할 때가, 자식의 힘들었던 과거를 부모가 자각하게 되는 소중한 순간입니다. 엄마가 아이의 마음속 섭섭함을 이해하지 못하면 마음속 깊이 박힌 아주 오랜 상처가 건들여질 때마다 사춘기 이후 청소년과 '어른 아이'는 분노 폭발을 합니다. 즉, 과거 아이 때 아이로서 정당한 요구를 수용 받지 못한 경험이 누적되어 덩치가 커진 '현재 시점에서' 화를 내는 것입니다. 


상담에서 평생 휘둘리고 짓눌린 상처에 세심한 위로를 받은 후 내담자들이 홀가분하게 자유로워졌다고 표현을 종종 합니다.  내면에 자리잡은 어릴 적 섭섭한 마음이 누군가에게, 그 무엇에 건들여 지면 홀연 마음이 무너졌던 것이지요. 그대상이 배우자일 경우 그 대상에게만 극심하게 격하게 감정조절이 안 되기도 하는데요. 자신의 분노가 그 사람으로 비롯된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사실은 자존감이 바닥이라고 느끼게 한 건 어린시절 엄마였을지도 모릅니다. 세상의 부모는 완벽하지 않기에 자식에게 상처를 주기도 합니다. 대신 부모가 잘못이나 실수를 하면 그 상황을 진정성을 갖고 설명해주기도 합니다.  그것이 문제를 다루는 정석입니다. 


하지만 엄마가 특정 성격구조에 경직되게 갇혀서, 자식의 감정에 무심하거나 사실과 감정을 혼동하여 오해를 하고, 대상이나 사실에 대해 부정적으로 왜곡시키는 행위가 반복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 경우 자식이 내면에 간직할 선하고 긍정적 가치들이 엄마에 의해 평가절하되거나 파괴되기에, 감정조절 못하는 아이의 문제는 성인이 되도 개선될 여지가 없게 됩니다.  


감정 문제는 해결하는 게 아니라 다루며 살아야 하는 것입니다. '어른아이'는 자신이 화를 내는 게 문제라는 걸 모르는 게 아니라 화가 나는 마음을 다루는 법을 온전히 누군가에게 배우거나 내면화하질 못해 서투른 것입니다. 과거에 해결되지 못한 감정을 해결하기 위해 일상의 파트너들인 형제, 친구, 동료, 선생님, 배우자와 자신이 온전히 연결되어 있다고 느껴져야 정신이 편해집니다. 


또한 중요 대상과 교감이 되고 감정을 수용 받는 관계와 시간이 쌓이면 내부의 섭섭한 공백이 메워져 오래된 상처에도 새 살이 생겨납니다.  그러면 보다 성숙해진 현재의 정신성을 사용해 (자신의 과거에 대한 새로운 의미해석을 시도해) 생애 초기에 잃어버린 '자기'의 울타리(든든하고 힘있는 부모)를 되찾고, 타고난 공격성을 사회와 부모가 인정하는 양태로 나름 만족스럽게 꾸준히 표현해 가야 합니다. 그래야 비로소 억압되어 고착된 그 감정들이 세상에 나와 고유 의미를 부여 받아, 자아에 온전히 통합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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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5 -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