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분과

여섯번째 스터디를 마치고

친구
2024-04-21
조회수 33

                                                                                                                                                                                                              2024/4/3

<오늘날 정신분석의 꿈담론>중 4장 마수드 칸의 ‘정신경험에서 꿈의 사용과 오용’, 5장 한나 시걸의 ‘꿈의 기능’에 대해 함께 공부했다.


4장 ‘정신경험에서 꿈의 사용과 오용’에서 칸은 다음과 같이 얘기한다. 나는 꿈-경험을 두가지 범주, 하나는 꿈형성에 수반되는 상징적인 과정을 사용하지 못하는 것, 다른 하나는 꿈이 실현되는 꿈-공간으로 나누어 얘기하겠다.

   첫번째, 나의 젊은 남자 환자는 매우 길고 복잡한 기이한 세부 내용으로 꽉 찬 꿈을 회기 내내 보고하곤 하며 사춘기 이후 평생 이러한 꿈을 꾸었고 그 꿈들은 그를 이인화되게 하였으며 그런 꿈을 꾼 후에는 전혀 자지 못했다고 느꼈다고 하였다. 나는 어느 순간 그러한 꿈 전체가 어리석은 정신적 사건이며 그 꿈이 분석과정을 크게 방해한다는 인상을 받게 되었으며 그 때부터 그에게 내재되어 있는 해리에 대해 논하고 탐구하는 것이 가능하게 되었다. 그는 읽거나 듣거나 보는 동안 그의 머리를 스쳐 지나가는 기이한 이미지들의 빠른 복합체의 형태인 꿈-정신 작용으로 쉽게 퇴행하곤 하였는데  그것은 그 자체가 진정한 꿈꾸기 혹은 환상 심지어 창조적 사고의 기능 조차 빼앗는 고도로 조직화된 정신 내적 구조인 무엇이었다.  아동기의 부적절한 환경으로 인한 급성외상은 그로 하여금 소원성취나 수면연장을 위해 꿈을 사용하는 성숙한 능력을 가질 수 없게 하는 대신에 그의 성격에 해리가 자리잡도록 하였다.또한 해리에 의해 형성된 그의 내부에 있는 구조로 부터 스스로 거리를 둘 수 없었던 그는 자신이 한 것에 대한 자기경험에서 나는 -이다 I am의 지위를 확립할 수 없었다.

  나는 꿈-기제와 꿈자체를 정신적 경험으로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은 단계에 맞는 성숙 과정을 촉진 시키는 적절한 환경제공의 결과이며 이것이 부족할 때 꿈꾸기와 개인의 꿈 사용을 부정하는 혼합적 ,기이한 정신 내적 구조들이 조직화된다고 제안하고 싶다.


내가 생각하는 두번째 주장은 환자의 내적 정신 현실에서 꿈꾸기의 과정과 그 속에서 꿈이 실현되는 꿈-공간을 구분 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얼빠진 낭만적 유형의 지속적인 백일몽 상태에 빠져 살던 나의 젊은 여성 환자는 그것들을 행동화하곤 하였지만 설명이나 해석없이 담아주는 분석 회기들의 경험을 통해 자신의 내적세계와 꿈-공간을 이용하여 (실제 삶의 공간에서는 그녀의 안위와 성격에 단지 파괴적이고 지장을 주는)본능적 경험과 대상관계를 실현할 수 있는 완전히 새로운 능력에 도달하였다.

 환자들이 자신들의 내적현실에 꿈-공간을 형성할 수 없을 때 꿈들을 행동화하기 위해서 자신의 사회적 공간과 대상 관계를 이용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 나의 임상 경험이다. 나는 여기서 꿈-공간에서 실현되는 꿈이 사회적 공간에서 꿈들을 행동화 하는 것을 막는다고 제안한다.

 내 생각에는 꿈-과정은 인간 정신의 주어진 생명작용이지만 꿈-공간은 개인에게 있어 유아 돌봄과 환경적 버텨주기 holding에 의해 가능하게 된 발달과정의 성취이다. 나의 또 다른 제안은 꿈-공간은 위니캇이 아이가 자신의 자기와 외부현실을 찾기 위해 만든 중간 영역으로서 개념화했던 것의 정신 내적 등가물이라는 것이다.  


칸의 글을 살펴 본 후  초여름님께서  임상에서는 많은 환자들이 정신발달 스펙트럼 선상의 중간 쯤에 위치하니 프로이트 이론에서 다루는 꿈들과 자아 심리학에서 관심있어 하는 꿈들에 대해 모두 잘 숙지하고 임상에 적용할 수 있어야 할 듯하다 하셨다. 새날님은 1년 정도 상담해온 환상,환청,환각이 있는 초기 정신증자가  꿈이 너무 생생하다고 보고하며 꿈과 현실을 좀 헷갈려하더라는 말씀을 하셨고 라온님은 이인증이 있는 사람은 꿈에서 화나면 현실에서도 화를 내며 현실 지각이 없는 듯했다, 꿈 공간이 없으면 감정을 잘 사용하지 못하고 꿈도 잘 안 꾸는데 상담이 진행되니 꿈꾸고 감정을 느끼기 시작하며 현실에서 문제가 줄어들더라는 임상경험에 대해 언급하셨다.


 5장 ‘꿈의 기능’에서 한나 시걸이 주장하는 바는 다음과 같다. 꿈꾸기의 고전적 이론에서는 적절한 억압을 할 수 있고 꿈꾸기의 정신적 작업을 수행할 수 있으며 상징화를 할 수 있는 자아를 당연시 여기지만 정신 분석적 연구를 하다보니 이러한 기능들이 불충분한 환자들을 만나게 되었다. 이들에게는 투사적 동일시가 우세하여 자아가 대상과 동일시 되거나 혼동되면 자아의 창조물인 상징이 상징화된 것과 동일시 되거나 혼동되게 되는데 분리와 분리성이 받아들여지고 훈습되어 졌을 때 상징이 대상과 동일시 되기보다 대상의 표상이 된다. 이러한 구체적이지 않은 상징 형성의 능력은 그 자체로 자아의 성취 즉, 프로이트이 이론이 말하는 꿈의 종류를 형성하는데 필요한 성취이나 정신병자,경계성 환자와 정신병질자에게서는 다른 종류의 꿈이 발견되었다.

나는 분석에 와서 관계와 분석에 방해가 되는 방식으로 꿈을 사용하는 환자들에게 익숙하게 되었는데 두명의 경계성 정신병 환자에게서 이런 유형의 꿈기능을 관찰 할 기회가 있었다. 둘 다 꿈을 많이 꾸었지만 이들에게 있어 주의가 기울여져야 할 것은 꿈의 내용이라기 보다는 기능이었다. 이들에게 있어 꿈은 자주 구체적 사건으로 경험되어 졌는데 특히 나의 여성환자 경우, 꿈을 꾸었다는 자각이 전혀 없이 꿈에서의 사건을 완전히 현실의 사건으로 다루었다. 또한 그녀는 이상하고 기이한 성적 환상을 경험하고 환상으로 여기고  그것들에 대해  자유롭게 얘기하였지만 그녀가 그것이 마치 현실인 것처럼 믿고 행동했다는 점에서 이것들은 환상이 아니라 환각이라는 것이 분명해 졌다. 즉 그녀가 환상이라고 부르는 것과 꿈이라고 부르는 것은 그녀가 부인할 지라도 사실 현실로 경험되었다.  그녀의 꿈에서 일어난 배설은 현실의 지각을 침범하는 것처럼 보였으며 이렇게 구체화된 꿈들은 특히 방출의 목적에 적합한데 나의 남성환자에게서 이것이 더욱 명확히 드러났다. 그는 마음에서 그에게 고통을 주는 부분을 없애기 위해 꿈을 이용하고 있었으며 아픔의 감정을 자주 노트에 풀어 놓았다. 직관도 비슷한 방식으로 다루었는데 통찰이 있는 회기가 끝나고는 자주 그 통찰과 깊이 연관되어 보이는 꿈이 뒤따랐다. 다른 환자의 경우 이런 종류의  꿈은 훈습의 단계이나 이 환자의 경우 그런 꿈은 대게 그가 이전 회기를 꿈으로 만들어 그 회기에 대한 생각을 제거 함으로써 이전 회기에 느꼈던 모든 감정을 없앴다는 것을 뜻했다. 두 환자의 꿈은 매우 부실하고 원색적인 상징화로 채워졌으며 마음과 외부세계 사이에 차이가 없는 것과 같은 경험의 구체성과 현실의 침범에 의해 특징 지워 진다.

 비온은  정신기능의 알파요소와 베타요소를 구분 하였는데 베타요소는 투사적 동일시에만 적합한 날것의 지각들과 감정들로 알파기능에 의해 알파 요소로 변형된다. 알파 요소들은 기억에 저장될 수 있는 요소로 억압되거나 분석되어질 수 있고 상징화와 꿈사고의 형성에 적합하다. 비온의 모델에서 유아의 첫번째 기능 양식은 투사적 동일시에 의한 것이다. 투사적 동일시를 담아줄 수 있는 엄마는 그녀 자신의 무의식에서 투사를 변형시켜 적절히 반응해 줌으로써 불안을 줄이고 그것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유아는 불안과 갈등을 담아 줄 수 있는 그릇으로서의 엄마대상을 내사하고 그렇게 계속하며 내사 된 것들을 의미있게 정교화 한다. 이 내재화된 담아주는 것은 정신적 공간을 제공하며 이 공간에서 알파기능이 수행될 수 있다. 담아주는 것과 알파기능의 실패는 꿈-작업을 할 수 없는 결과를 낳고 그렇게 되면 구체적인 것을 포함한 정신증적인 꿈들이 출현한다.

 위에 언급한 두명의 환자 모두 내가 예지몽이라고 생각하게 된 것들을 가지고 왔는데 그들의 꿈은 그들의 행동을 예측했고 꿈꾸어졌던 것들은 행동화 되어야만 했으며 그 행동화는 지극히 문자 그대로  아주 치밀하게 수행 되었다. 나는 이들과의 역전이에서 느껴지는 특별한 느낌을 인식하게 되었는데 그것은 누군가의 악몽 속에 붙잡힌 꼭두각시가 되어 주어진 역할을 하는 것 외에 완전히 아무것도 할 수가 없는 것으로 그들의 예측하는 꿈들은 분석회기가 어떻게 전개되어야 할지 상세하게 정의했다. 예측하는 꿈은 배설에 완전히 성공하지 못하는 꿈으로 그것들은 환자가 나중에 꿈을 행동화하여 없애 버려야만 하는 나쁜 대상처럼 환자의 정신에 남아있어 배설은 그 꿈이 꾸어지고 행동화되고 나서야 완성되는 것처럼 보인다.

 우리의 꿈에 대한 관심이 꿈의 내용보다는 형식과 기능에 더 끌리고 있다. 왜냐하면 꿈의 형식과 기능이 자아의 기능에서 혼란을 성찰하고 조명하도록 돕기 때문이다.  


한나 시걸의 글을 함께 살펴본 후, 새날님께서 자아의 기능이 위의 소화 기능과 비슷해 자아가 약한 환자에게는 분석가가 고통을 잘게 씹어 환자에게 이를 소화시키도록 도와야 하는 듯하며 성격장애자 경우 상담자가 잘 못 휘둘릴 수 있다, 경계선 성격장애자는 정서 조절이 힘드니 담아주고 홀딩해주어 정서조절능력을 키워주는게 키워드인데 이게 정말 힘들더라 하셨고 초여름님은 환경에 의해서도 환자가 분석에 대한 반응을 다르게 하도록 하지만 타고난 기질에 의해서도 다른 반응들을 하더라는 말씀을 하셨다. 드림님께서 경계선 정신증자의 치료 목표에 대해 궁금해하자 라온님께서 경계선,자기애 성격장애자 경우 투사를 많이 쓰며 대상관계가 잘  형성이 안되고 대상 사용도 할줄 몰라 이들에게는 양육하는 듯한 상담이 필요하며 현실적으로는 몸으로 놀아 줄 수 있는 사회복지 쪽에서 부터 시작해야 할듯하다고 하셨다. 또한 ‘억압한 것만이 상징화된다’는 말을 언급하며 어느정도 참는게 있어야 상징화가 가능하고 너무 상담만 하면 그것도 의존화를 부추기는 것 같다는 말씀을 하셨다. 숲지기님은 남이 배설한 감정을 일방적으로 받아들이기만 하지 않고 이건 저사람거  라며 전이 되지 않게 객관적으로 바라보아야 한다고 하셨다.  


꿈해석 국제 분과 분들과 스터디하며 늘 느껴 오던 것이었는데 오늘 역시도 혼자서 책을 읽을 때는 잘 와 닿지 않았던 내용들이 함께 공부하며 임상경험을 하시는 선생님들이 사례를 덧붙여 설명해 주시니 훨씬 더 잘  이해가 되는 것 같았다.  

 

1

2018/5 - 10